5분 만에 냉기돈 권성동-이재명…"종부세 협조"vs"尹 예산 삭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권성동 원내대표 예방
권성동 "드디어 이재명의 민주당…공통공약 가속"
이재명 "반지하방·지역화폐·노인 일자리 삭감 지나쳐"
  • 등록 2022-08-31 오후 12:06:29

    수정 2022-08-31 오후 12:06:29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만난 31일 둘 사이 신경전이 오갔다. 두 사람은 서로 웃으며 맞이했지만, ‘뼈있는 말’을 주고 받았다. 권 직무대행은 “종부세 논의를 관심 갖고 들여다봐달라”고 했고,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 예산안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예방, 권성동 원내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예방한 이 대표에게 당선 축하를 전하며 “드디어 이재명의 민주당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말없이 빤히 쳐다봤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는 “여의도의 여당은 민주당 아닌가”라며 “169석 거대 의석을 갖고 잇는데 민주당 협조 없이는 법안, 예산 하나도 할 수 없다. 대선 과정에서 공통공약이 많은데, 하루빨리 입법화하기로 한 양당의 노력이 가속화돼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회 다수를 점하는 야당으로서 책임과 역할이 독특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여야 간 공통 공약 추진기구를 만들어 국민께 드린 약속을 신속하고 내실있게 추진하는 게 좋겠다”고 화답했다.

온화한 분위기는 약 5분만에 사라졌다. 권 원내대표가 “2주택자 종부세 완화를 후보 시절에 공약하셨는데, 지금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 부분도 관심 갖고 들여다 봐주길 부탁드린다”며 구체적 정책을 언급하자 이내 긴장감이 조성됐다.

이 대표는 “종부세 논의는 당에 가급적 협력적 입장을 가지라고 말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원내대표가 지나치게 과도한 욕심은 내지 마시라”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말씀하시니 한 말씀 하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 예산안에 대해 하나하나 지적했다.

그는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께서 반지하방의 참혹한 현장을 보시고 주거환경 개선 말씀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번 예산안 보면 서민 영구임대주택 예산이 5조2000억원 삭감됐다는데, 그런 것도 생각해달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회 심의과정에서 야당이 문제제기하면 저희가 듣도록 할게. 그정도로 하시고”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 만류에도 이 대표는 오히려 권 원내대표 쪽으로 손을 갖다 대며 말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에 큰 도움이 되는, 지역화폐 예산을 (여당이) 전액 삭감했는데, 정부 예산에서 얼마 되지 않지 않나”라며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또 “노인, 청년 일자리 삭감이 지나친 것 같다”며 “초대기업이나 슈퍼리치 감세 13조원, 16조원 한다는데, 그런 걸 하지 말고 서민지원을 (하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우리는 재정 운영 철학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지만, 이 대표는 “서민 눈물 닦아주는 게 정치라면서”라며 재차 맞받았다.

이후 약 15분 가량 진행된 비공개 대화에서는 중앙대 법대를 공유한 두 사람의 과거 회상과 덕담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중앙대 법대 82학번, 권 대행은 같은과 80학번으로, 이 둘은 중앙대 법대 선후배 사이다. 21대 국회의원 299명 중 중앙대 법대 출신은 이들 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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