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가짜 골드바 담보 대출로 수백억원 가로챈 일당 검거

A펀딩업체 전 대표 등 9명 사기혐의 검거
가짜 골드바 제작해 1200여명 투자자 모집
약 135억원 가로채 돌려막기로 운영
경찰 "해외도주 2명 국제공조 수사 예정"
  • 등록 2018-08-17 오후 12:00:00

    수정 2018-08-17 오후 12:00:00

지난 7월 경찰이 A펀딩업체 금고와 대여 금고에서 압수한 가짜 금괴 사진.(사진=영등표경찰서 제공)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P2P(개인간) 대출을 빙자한 허위 투자 상품을 만들어 투자자로부터 수백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영등포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로 A펀딩업체 전 대표 권모(26)씨 등 4명을 기소의견으로 구속 송치하고 B대부업체 전 대표 이모(26)씨 등 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또 해외로 도주한 이모(30)씨 등 2명에 대해 지명 수배에 나섰다.

권씨 등은 P2P를 활용한 금괴 담보 대출로 20%의 수익을 보장하는 상품 등 허위 투자 상품 225개를 만들어 투자자 1200여명로부터 약 135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올해 6월 26일까지 P2P 대출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A펀딩업체와 B대부업체를 설립해 운영했다.

이들은 “차주로부터 40억원의 대출의뢰를 받아 1㎏골드바 123개를 담보로 받고 금고에 보관중”이라며 “2개월 운용 후 투자금의 20% 수익을 보장하고 투자 즉시 5~9%의 리워드금을 지급한다”고 홍보하며 225개의 허위 담보 투자 상품을 만들었다.

이들은 가짜금괴 120여개를 만들어 대여금고에 보관하면서 홈페이지와 버스 광고 등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고 후 순위 투자금을 선 순위 투자자의 수익금으로 지급하는 이른바 ‘돌려막기’ 형식으로 자금을 운용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벌어들인 금액을 유흥비와 도피 자금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주식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자신의 가족 회사에 투자하는 대출 상품을 만들거나 사업자등록증을 위조하기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로 도주한 2명은 조사 과정에서 업체를 실제로 운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터폴의 적색 수배 및 여권 무효화 조치 등 국제공조를 통해 신속하게 검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P2P 대출업체에 투자할 때 운용업체와 투자 상품에 대하여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 등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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