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알리는게 문제였는데"…지역 단감명인이 '전국구' 된 사연

단감명인 '농업 마이스터' 강창국 대표의 '다감농원'
"현대百도 인정…다만 시장은 품질 아닌 가격경쟁뿐"
홍보·판로 고민 중 '한 달 살기' 티몬과 운명적 만남
티몬 '이커머스3.0' 키워드 관통…상생 사례 확대될듯
  • 등록 2022-01-28 오후 1:44:42

    수정 2022-01-28 오후 1:47:00

[경남 창원=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아이 참, 품질은 말해 뭐해. 그런데 아무리 품질 좋은 단감을 생산해도 고객들에게 알려지지 않으면 팔 도리가 없는거지.”

강창국 다감농원 대표가 26일 단감 저장고에서 패키징 작업 중인 단감들을 소개하고 있다.(사진=티몬)
경남 창원 의창구 대산면의 보는 눈까지 시원해지는 너른 들판 위 9000평 남짓 자리한 ‘다감농원’, 이곳에서 31년째 단감 농사를 짓고 있다는 강창국 대표를 26일 만났다. 품질만큼은 대한민국에서 자신과 겨룰 이 별로 없다고 자신한 그는, 실제로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 선정 전문농업경영인(마이스터)으로, 2017년엔 농촌진흥청 최고농업기술명인으로 선정된 명실상부 단감명인이다.

그가 자신 있게 내민 단감을 보니 일단 크기가 크고 굳기 또한 딱딱했다. 통상 우리가 아는 단감보다 유독 붉은 기운을 띤 단감을 직접 잘라 먹어보니 기대 이상으로 달았다. 이미 좋은 품질을 알아챈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2004년부터 17년째 다감농원의 단감을 독점 거래하고 있다.

다만 이런 그에게도 급변하는 유통시장은 난제였다고 했다. 일단 한 번 맛본 사람들은 다감농원 단감을 찾는다지만, 소비자들 두루 이 맛 좋은 단감을 알릴 방도가 참 없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좋은 물건을 내놔도 시장에선 결국 가격 경쟁뿐 품질 경쟁이 안 되더라”라며 “왜 연예인들도 보면 무명 시절 인스타그램 팔로 수가 1000도 못넘다가, TV 방송 한 번 잘해 이름을 알리면 몇 만으로 늘지 않냐. 농산물도 바로 이런게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고민을 이어가던 그는 최근 한 청년을 만나며 새로운 판로 개척과 신상품 개발에 대한 기대를 품게 됐다고 했다. 이날 강 대표를 만난 자리에 함께 한 정대한 티몬 ‘이삼팀’ 파트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삼팀은 ‘이커머스3.0’의 줄임말로, 티몬의 혁신을 위해 장윤석 대표가 꺼내든 사내벤처 형태 ‘별동대’다.

강창국 다감농원 대표가 26일 정대한 티몬 이삼팀 파트장과 단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티몬)
정 파트장은 스토리를 담은 지방 특산품을 찾고 이와 관련된 콘텐츠 제작과 티몬을 통한 판로 확대 등을 모색하기 위해 지방도시 중 상대적으로 협력에 적극적이었던 창원시를 찾아 ‘한 달 살기’를 진행하고 있던 터였다. 좋은 상품을 찾아 헤매던 유통업체 직원과 판로와 홍보를 고민하던 농업인의 ‘운명적 만남’이었다.

티몬과의 만남은 강 대표가 그토록 원하던 브랜드 알리기 성과로 곧장 이어졌다. 티몬이 다감농원의 이모저모와 단감과 딸기를 비롯 이를 이용한 레시피 등을 공개한 웹 다큐멘터리 ‘잘 사는 레시피 창원편’은 지난 21일 공개 이후 일주일 만에 조회 수 10만을 넘어섰다.

정 파트장은 “요즘 이커머스가 참 많아 많은 생산자들이 쉽게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이커머스 운영에 많은 관리가 필요해 손이 많이 간다”며 “생산자는 생산에만 몰두할 수 있게 하는게 최고 장점이 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관리자 역할을 자처했다. 현재 티몬은 웹 다큐와 같은 이름의 기획전을 열어 다감농원의 단감 외 다양한 창원 특산품을 발굴·판매하고 있다.

티몬과 다감농원의 상생은 향후 다른 지역, 다른 농축수산업자들에게로 확산돼 갈 전망이다. 이미 장윤석 대표는 티몬의 부활을 위해 ‘콘텐츠’와 ‘상생’을 키워드로 한 이커머스3.0을 내세운 만큼, 지역 특산물을 발굴해 판로를 열고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 이번 사례는 그 대표 ‘레퍼런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는 “앞으로 단순 생과 판매를 넘어 티몬과 함께 단감을 이용한 다양한 가공품 또는 교육·관광프로그램 등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확장해 갈 계획”이라며 “생산자는 소비자들에 좋은 물건으로 진실하게 다가가면 되는 것인데, 티몬이 그 연결고리가 돼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축수산업자들의 소득이 증대되고 삶의 질 또한 향상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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