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이정윤 교수, 정영신 교수, 병리과 박은향 교수 연구팀은 초기 자궁내막암의 가임력 보존을 위한 치료에서, 특수 조직 검사를 시행해 호르몬 치료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고 2일 밝혔다.
최근 국내 20~30대 젊은 자궁내막암 환자가 서구에 비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 국가암등록사업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자궁내막암 환자의 10.2%가 40세 미만으로 이 비율은 미국에 비해 약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들이 결혼이나 출산을 계획하고 있는 연령대에 속한다는 것이다.
가임력 보존을 원하는 초기 자궁내막암 환자의 경우 고용량 호르몬제 투여로 치료가 가능하며 70~80%의 높은 완치율을 보여준다. 하지만 초기 호르몬 치료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은 경우 보통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 외에 다른 방법을 찾기 어렵다. 이는 임신을 원하는 여성에게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연구 결과, 약 15%의 환자에게서 ‘불일치 복구 결함(mismatch repair deficiency, MMRd)’이 발견됐다. MMRd는 DNA 복제 중에 불일치 오류를 복구하는 단백질이 없거나 그 기능이 손상된 경우 발생한다. 이러한 MMRd가 있는 환자들의 경우, 호르몬 치료에 대한 반응이 확연하게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치료 시작 6개월 후 평가 시 완전관해율(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환자의 비율) 11.1%, 치료 기간 중 완전관해율 44.4%), 그 가운데 일부 환자의 경우 치료 실패 후 자궁 절제술을 시행했고(44.4%), 자궁절제술을 시행한 환자 중 75%에서 치료 전과 비교해 암이 오히려 더 진행된 것으로 진단됐다.
이정윤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특히 MMRd가 호르몬 치료에 적합한 환자를 가려내는 예측 바이오마커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가임력 보존을 원하는 자궁내막암 환자가 호르몬 치료에 실패한 경우 바이오마커에 맞는 약제를 이용한 임상 연구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산부인과학 학술지(AJOG, American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ecology)에 게재됐으며,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