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포커스)그린스펀 눈치보기.."예고된 대란 없다"

  • 등록 2001-05-15 오후 7:10:22

    수정 2001-05-15 오후 7:10:22

[edaily] 주식시장이 나흘만에 살짝 쉬어갔다. 최근 사흘간의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탓인지 조정폭 또한 깊지 않았다. 시장참여자들도 눈치만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시장의 끈을 살그머니 당겨 보기도하고, 때론 놓기를 반복하면서 그저 심리게임만 즐기고 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속에 15일 종합주가지수는 미세조정(-2.78P)을 받았지만 580선을 버텨냈고, 코스닥지수도 5일선(81.43P)을 지켜냈다. 이날 외국인과 개인은 함께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들인 반면, 국내기관은 반대의 포지션을 취하며 현물을 사고, 선물은 팔았다. 외형적으론 모든 투자주체가 위험을 회피하는 헷지성 매매행태를 보였다.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에는 뭔가 확신이 서질 않고, 그렇다고 발을 빼자니 왠지 아쉬움이 남을 것은 같은 갈등구조가 느껴지는 형국이다. 이같은 투자심리의 기저에는 미국의 금리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깔려있다. 그러나 이같은 불확실성도 오늘밤이 지나면 제거되고, 시장의 반응도 확인될 것이다. 우리시간으로 16일 새벽 미국 연준리(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폭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시장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까.시장에선 여전히 다소의 논란이 있지만, 이미 상당부분 선방영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의 금리인하는 이미 오래전 예고된 것이다. "예고된 대란은 없다"는 증시격언을 떠올려 볼 일이다. 미국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우는 그린스펀은 올들어 이미 4차례에 걸쳐 2%P의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따라서 또한번의 금리인하가 결정되면 불과 다섯달도 안되는 짧은 기간동안 다섯차례에 걸쳐 최소 2.25%P~2.50%P의 금리를 인하하는 셈이다. 그린스펀 재임기간중 이처럼 단기간 금리를 많이 떨어뜨린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그러나 금리의 인하폭이 어떻게 결정나더라도 이미 금리인하를 수차례 거듭한 만큼 재료가치는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 경험상 지난달 19일처럼 기습적인 금리인하 조치가 있을 땐 증시도 강한 반등세로 화답했지만, 예고됐던 금리인하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시장생리에 노회한 그린스펀이 또다른 묘수를 발휘할 것인지는 속단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선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 현재까지 거론됐던 예상 시나리오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금리인하는 중립적인 재료로 소멸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증시내부로 눈길을 돌려볼 일이다. 최근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은 각각 580선과 80선에서 나흘째 머무르고 있다. 크게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으면서 그네를 타는 모양세다. 때문에 "오르지 못하면 체력소모와 함께 되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호전되고 있는 증시주변여건을 감안한다면 "오르지는 못하더라도 안밀리면 2차 상승이 가능하다" 시각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고객예탁금이 최근 사흘째 감소하면서 9조원을 살짝 깨고 내려섰지만, 긍정적인 변수들도 즐비하다.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의 실사팀이 다음주초(21일) 신용등급 재조정을 위해 방한할 예정인데다 ▲이달들어 투신권의 주식형수탁고가 큰폭은 아니지만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고 ▲1억원 이상의 대형주문이 연초랠리 때 만큼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해 볼 일이다. 게다가 ▲그동안 장세를 압박했던 하이닉스와 대우차 등 몇몇기업의 구조조정이 가닥을 잡아가고 있고 ▲경기논쟁도 "바닥이다, 아직 멀었다"에서 "회복조짐이 보인다, 아니다"로 논쟁의 초점이 바뀌고 있다. 또 기업실적도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오르고 내림을 반복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인 전망은 우호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경기전망과 기업의 구조조정, 그리고 증시내 수급등 제반요인이 불확실했던 지난해말의 상황과 현재의 상황을 비교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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