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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 작업이 장기화하면서 일본 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매각 장기화에 따른 투자 지연이 낸드플래시 점유율 세계 2위의 위상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은 14일 “반도체 매각을 둘러싼 ‘연장전’이 이어지면서 도시바가 시간과 사람을 잃어버리고 있다”며 현 상황을 분석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닛케이는 “도시바가 정체된 사이 한국, 미국 경쟁사가 생산설비를 확보하고 기술자를 빼가는 것은 물론 TSMC 같은 중국계 기업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움직임도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낸드플래시 부문 1위인 삼성전자(005930)가 최근 중국 반도체공자아 증설에 8조원을 투자키로 한 데 대한 경계감을 내비친 것이다.
실제 올 들어 삼성전자와 도시바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시장조사업체 IHS마르키트에 따르면 올 1분기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6.7%, 도시바와 WD가 각각 17.2%, 15.5%였다. 지난해 연간으론 삼성전자가 35.2%, 도시바와 WD가 19.3%, 15.5% 순이었었다. 도시바 인수를 노리는 SK하이닉스의 점유율도 지난해 10.1%에서 11.4%로 오르며 미국 마이크론(12.0%→11.1%)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도시바의 점유율 하락분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눠가진 형국이다.
한편 도시바는 지난 8월 말 두달 전 SK하이닉스 측과의 우선협상 결정을 뒤집고 타사 매각중단 가처분 소송으로 발목을 잡아 온 WD와 사실상의 우선협상에 나섰다. 그러나 이달 13일 또 다시 앞선 결정을 뒤집고 SK하이닉스 측과의 우선협상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