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우리나라 교역조건 개선세가 8개월째 이어졌다. 수출가격 하락세가 둔화하면서,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더 크게 하락한 영향이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호성적을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물량지수가 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었고, 수출금액지수도 6년 1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했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7.24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작년 6개월부터 8개월째 상승세다. 전월대비로도 2.3% 올라 두 달째 상승세가 이어졌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것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개선됐다는 것은 해외에 물건을 팔아서 사올 수 있는 물건의 양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개선된 것은 수입 가격이 4.2% 하락한 반면, 수출 가격이 1.2% 하락한 데 그쳤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가격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천연가스 등 광산품 수입가격이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09.99로 전년동월대비 20.8% 급등했다. 2015년 9월(20.8%) 이후 최대폭 상승이자, 8개월째 상승세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개선된 가운데, 수출물량지수도 큰 폭으로 개선된 여파다.
| 자료=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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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7.1% 올랐다. 2021년 5월(22.8%)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26.9%), 운송장비(18.3%) 등이 증가했다. 달러 기준 수출금액지수는 15.7% 상승해 넉 달째 올랐다. 2022년 5월(20.1%)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마찬가지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30.6%), 운송장비(21.4%) 등이 상승했다.
반도체만 따로 빼서 보면 반도체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동월비 48% 증가해 9개월째 올랐다. 2020년 2월(51.2%)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이다. 수출금액지수는 55.5%나 급등해 2017년 12월(67.3%) 이후 6년 1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석 달째 상승세다.
수입물량지수는 3.9% 하락해 7개월 연속 줄었다. 석탄 및 석유제품(15.4%), 기계 및 장비(8.4%) 등이 증가했지만, 광산품(-7.4%), 화학제품(-10.1%) 등이 감소했다. 달러 기준 수입금액지수는 7.9% 내렸다. 11개월째 감소세다. 석탄 및 석유제품(14.4%), 기계 및 장비(5.3%) 등이 증가했으나, 광산품(-14.8%), 화학제품(-15.9%) 등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