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문화예술계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하 진흥원) 주최로 열린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을 수상한 고등학생의 만화 ‘윤석열차’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의 엄중 경고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반민주적 검열”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으로 부천국제만화축제에 전시돼 논란이 된 만화 ‘윤석열차’.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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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와 문화연대(이하 연대)는 5일 공동 성명을 내고 “문체부가 말한 이러한 엄중 경고와 협박성 조치가 낯설지 않다”며 “국정농단 당시, 정부를 비판하거나 정치적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국가가 문화행정 조직을 총동원하여 예술인과 예술작품을 검열과 지원 배제로 탄압한 블랙리스트 사건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 4일 오전과 저녁 두 차례 보도자료를 내고 ‘윤석열차’ 관련 논란에 대해 진흥원에 유감을 표하고 엄중 경고 조치 입장을 밝혔다.
문체부는 “부천시 소속 재단법인인 진흥원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주최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하여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또한 진흥원이 문체부의 후원명칭 사용 승인사항 중 ‘정치적 의도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작품’ 등의 결격사유를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연대 측은 블랙리스트 재발방지를 목적으로 제정해 지난 달 25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예술인 권리보장법’을 언급하며 “문체부는 ‘예술인 권리보장법’ 시행 발표 10일도 지나지 않아 직접 예비 예술인의 꿈을 짓밟고 표현의 자유 권리를 침해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간 윤석열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가치는 ‘자유’였다”며 “취임사에서 21번 자유를 언급하고, UN 연설에서 35번 자유를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는 얼굴을 바꿔 문화예술인의 ‘표현의 자유‘를 부정한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번 공모전의 주제는 ’자유‘였으며, 전시에 참여한 다른 작품들도 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며 “그런데 문체부는 왜 유독 이 작품에 대해서만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이라고 표현했을까.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대한 과잉 충성심에서 비롯된 검열이자 권력 남용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블랙리스트로 인한 피해자들은 지금도 고통받고 있으며, 블랙리스트로 인한 새로운 피해자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블랙리스트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블랙리스트 사건이 반복되지 않기 위한 변화와 혁신에 대한 국가 책임과 노력도 미흡한 상황에서 또다시 블랙리스트를 연상시키는 사건이 터졌다”며 문체부의 사과와 함께 윤석열 정부의 재발 방지책 약속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