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A. 그러기는 어렵다는 게 여러 대학 관계자의 의견입니다.
우선 입학 전형 절차를 살펴보겠습니다. 학생이 대학에 들어가는 방법은 크게 수시와 정시 두 가지로 나뉩니다. 대학은 각각 모집 요강을 정하고 그 틀에서 학생을 선발합니다.
학교마다 조건은 약간씩 다르겠지만, 공통으로 학생은 1)지원자격을 충족하고 2)전형방법에 따라서 높은 점수를 받아 합격을 통보받고 3)필요하면 서류를 제출하고서 4)정해진 기간 안에 등록을 마치면 끝입니다. 이러면 대학은 당사자 학생의 학적을 생성해야 합니다.
이때 관건은 선발 기준이 되는 시점이고, 기준 시점은 ‘평가 당시’입니다. 행여 훗날 ‘평가 당시 알았더라면 나쁜 점수를 받을 만한 사유’가 드러나더라도 소급으로 적용해 당락을 번복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렇다면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 학칙상 징계 사유에는 해당할까요. 여기에도 학교 측은 소극적인 입장입니다. 학칙은 약간씩 다르겠지만, 대부분 학교는 ‘학칙을 위반하거나 학생 본분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경우’를 징계 사항으로 둡니다. 그런데 이를 재학 전에 한 행위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입니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 관계자는 “학교가 학생이 입학 전에 어떻게 살아왔는지 평가하기 어렵고, 알 수도 없다”며 “교육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마련한 모집요강으로 주어진 평가 요소를 따질 뿐”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입학 전의 행위를 문제로 삼아 징계 사유로 삼으면 학교 행정에 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별개로, 학교가 지원자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학교폭력 사실을 인지했다면 점수에 반영했을 여지는 있습니다.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타당성을 따지는 게 통상적인 절차입니다. 이러면 대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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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지난 27일 국회에 출석해 정 변호사 아들의 서울대에 진학과 관련해 “정시에도 (학교폭력 조치사항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잘 듣고 적용하도록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현재는 학폭 이력이 있어도 정시로 대학을 가는 게 문제없다는 의미겠죠.
다만 서울대는 2023학년도 정시 모집요강에서 정시 비중을 60%(일반전형)로 내리고 교과평가 20%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교과평가는 학생부 기록을 정성 평가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 학폭 가해자 학생이 진학에 불리한 대우를 받을지 교육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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