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사 연구소 내 마이크로 디스플레이팀을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커질 AR(증강현실)·VR(가상현실)·MR(혼합현실) 등 XR(확장현실)기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 집중하겠다는 게 삼성디스플레이의 복안이다.
| 삼성전자가 지난 4월 열린 월드IT쇼에서 선보인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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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디스플레이연구소 산하에 새 연구조직을 새롭게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생산기술연구소와 함께 최고과학기술자(CTO) 조직으로 알려진 디스플레이연구소에 미래 디스플레이 연구 개발을 담당하는 팀을 추가한 것이다.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및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등 미래 디스플레이 연구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최재범 부사장이 새 연구조직의 팀장을 맡아 200여명의 연구인력을 이끈다. 최 부사장은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 공정개발팀장을 맡으며 퀀텀닷(QD)-OLED 수율 개선을 달성하는 데 역할을 한 인물로 잘 알려졌다. 업계에선 “대형디스플레이 개발을 담당하던 최 부사장이 가장 작은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개발도 성공시킬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내부 결정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 초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를 통해 CTO 조직을 신설했다. 김성철 사장이 CTO를 맡아 삼성디스플레이 연구개발 핵심 기지인 디스플레이연구소와 생산기술연구소를 관장한다. 이 같은 조직개편은 차세대 연구개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그중에서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개발에 집중하는 것으로 읽힌다.
| 최재범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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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LED는 100㎛(마이크로미터) 이하 초소형 LED를 디스플레이 소자로 사용하는 차세대 자발광 디스플레이 기술로, 기존 유리 기판 대신 실리콘 웨이퍼에 LED 소자를 전이시켜 ‘엘이도스(LEDoS·LED on Sillicon)’ 라고 한다. 유사하게 실리콘 웨이퍼에 OLED 소자를 증착하는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licon)’라고도 불린다.
초소형 소자 LED가 하나하나 빛을 내는 구조로 선명한 화질과 넓은 시야각, OLED 대비 긴 수명이 장점으로 꼽힌다. 향후 XR 등 메타버스, 미래차, 고해상도 자발광 TV 등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에 있는 A2라인에 마이크로 OLED 시제품 생산을 위한 라인 구축에 이어 장비 반입 계약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라인은 내년 상반기부터 가동될 것으로 관측되며 고객사와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생산 제품의 사양을 정할 예정이다. 시제품 생산뿐 아니라 소규모 양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는 올해 4월 정부에 OLED, QD-OLED와 함께 마이크로LED 기술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으며 지난달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따라 해당 기술은 반도체·배터리(이차전지)와 함께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됐다. 업계는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들이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된 만큼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 중국 등 경쟁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리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