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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달 초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이후 반등하는 시점에서 서학개미들이 엔비디아를 대거 매수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주(8월12~14일)까지 3거래일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서학 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개별 종목은 엔비디아로 4700만 달러 규모를 순매수했다.
그간 서학 개미들의 사랑을 받으며 보관금액 부동의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던 테슬라는 올해 초부터 엔비디아에 이따금 1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AI 반도체 ‘큰 형님’인 엔비디아의 주가가 크게 뛰면서다. 특히 엔비디아는 지난 6월 140달러 고점을 찍으면서 서학 개미의 보관금액 1위를 차지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테슬라보다는 엔비디아에 대한 서학 개미들의 ‘러브콜’이 이어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일부 해소됨에 따라 투자 심리가 개선되는 과정에서 AI 빅테크에 대한 ‘버블’ 논란이 과도했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이달 초 엔비디아 주가가 하락한 것과 관련해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으로 생각되는 많은 우려들에 주가가 하락했다”면서 “재진입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게다가 우려했던 AI 반도체 관련주의 실적도 줄줄이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AI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앞서 TSMC는 7월 매출이 2569억 대만달러(약 10조8258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냈다. AI 칩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달 말 엔비디아의 실적발표가 대기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AI 학습 분야에서 엔비디아를 대체할 제품이 없다”며 “AI 거품론은 AI 시장 본격 개화 전에 시기상조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에 반면, 테슬라는 전기차 수요가 여전히 부진한데다 최근 업황에 ‘전기차 화재’라는 악재를 맞으면서 당분간 서학 개미의 포트폴리오에서 소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자동차 수요도 둔화하기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다른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에서 테슬라의 주가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