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최고·최초·유일’ 방산 초격차 노린다…한화오션 중앙연구원 가보니

2018년 12월 건립…한화오션으로선 첫 외부 공개
공동·음향 수조 등으로 ‘선박 수중방사소음’ 최소화
스마트십 플랫폼·자율운항 시스템 개발에도 속도내
“글로벌 초격차 방산기업 도약하는 베이스캠프 역할”
  • 등록 2023-09-18 오후 2:18:41

    수정 2023-09-18 오후 7:18:53

[시흥(경기)=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 R&D(연구·개발) 캠퍼스는 한화오션 기술 개발의 산실입니다. 한화오션이 세계 최고 수준의 방산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방산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글로벌 무인·첨단 기술 업체를 인수해 글로벌 초격차 방산기업으로 도약하는 베이스캠프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지난 15일 찾은 경기도 한화오션(042660) 시흥 R&D 캠퍼스. 지난 2018년 12월 건립된 이곳은 한화오션의 방산 기술력을 초격차 수준으로 높이려는 여러 연구가 진행되는 곳이다. 그에 알맞게 각종 시험 설비 역시 업계 최고, 최초, 최대, 최신이라는 수식어가 함께했다. 한화오션은 이를 통해 방산뿐만 아니라 조선·해양 분야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 R&D(연구·개발) 캠퍼스 전경 (사진=한화오션)
‘업계 최대’ 공동 수조·‘업계 유일’ 음향 수조…기술력 상징

한화오션은 이날 회사 중앙연구원 중 하나인 ‘시흥 R&D 캠퍼스’를 공개했다. 이는 지난 5월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의 품에 안기며 한화오션으로 새롭게 출발한 이후 처음 공개된 내부 시설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들은 연구 시설과 성과에 최고, 최초, 유일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사용하며 시흥 R&D 캠퍼스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날 공개된 캠퍼스 내엔 선박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시험 설비들이 즐비했다. 전체 길이 62미터(m), 높이 21m의 네모 형태로 생긴 공동(空洞) 수조에선 총 3600톤(t)의 물을 최대 초속 15m까지 흘려보내 선박의 프로펠러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하며 선박의 추진력을 높이면서 바닷속 소음은 줄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모든 선박은 프로펠러를 돌려 앞으로 나아가는데 추진력을 크게 얻기 위해선 배 앞쪽을 향하는 날개면 압력이 매우 낮아야 한다”며 “그러나 물속 압력이 급격히 변동하면 물이 액체에서 기체로 변하는 캐비테이션(Cavitation) 현상이 일어나고 이는 배의 추진력을 떨어뜨리면서 소음과 진동의 원인이 돼 이를 최소화하고자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 R&D(연구·개발) 캠퍼스 내 공동 수조 (사진=한화오션)
특히 캐비테이션 현상에 따른 선박 소음을 줄이는 연구는 은밀하고 빠르게 이동해야 하는 군사 함정엔 매우 중요하다. 최근엔 캐비테이션 소음이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를 줄이려는 연구와 국제 규제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세계에서 가장 큰 상업용 공동 수조를 지닌 만큼 이에 대한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 조선업계에서 한화오션만 유일하게 지닌 음향(音響) 수조는 선박에서 나오는 소음을 줄이는 설비를 구축하는 데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얼핏 보기에 대형 수족관처럼 보이는 음향 수조는 음파를 이용해 선박의 음향학적 특성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함정이나 잠수함의 바닷속 소음을 줄여 적으로부터 자신의 위치를 노출하지 않도록 하는 최선의 기술을 구현한다.

이원병 한화오션 함정성능연구팀 책임은 “한화오션의 음향 수조는 세계 최초·최대 타이틀이 수식어처럼 따라붙는 한화오션 방산 건조 노하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연구 시설”이라며 “외부로부터 방진·방음을 위한 이중벽을 설계하고 불필요한 반사음의 감소를 위해 내벽 표면에 특수 재질을 적용하는 등 최첨단 설비를 갖춘 실험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 R&D(연구·개발) 캠퍼스 내 음향 수조 (사진=한화오션)
친환경·디지털 선박 개발도 속도…“2조원 투자 살뜰히 쓸 계획”

이 밖에도 커다란 수영장처럼 생긴 업계 최신의 예인(曳引) 수조에선 모형선을 물에 띄워 예인차로 끌면서 선박의 저항·자항·운동·조종 성능을 시험한다. 실제 수주한 선박을 크기만 줄인 모형선을 만들어 수조에 띄워 수심이나 파고 등 여러 외부 환경을 조절하면서 선박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하는 셈이다.

아울러 HS4(Hanwha SmartShip Solution&Service) 운항관제센터에선 한화오션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십 플랫폼의 활용 모습을, 자율운항선 관제센터에선 원격관제 시스템과 디지털 트윈 기반의 시스템을 자랑했다. 또 선박과 함정에 탑재되는 각종 추진시스템을 육상에서 사전 검증하는 LBTS(Land Based Test Site)는 친환경 선박과 함정 추진 체계 개발을 위한 한화오션의 의지를 내비치는 곳이었다.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 R&D(연구·개발) 캠퍼스 내 예인 수조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은 중앙연구원의 R&D 경쟁력을 통해 조선업과 방산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기술 경쟁력을 확보, 미래 해양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화오션은 오는 2040년까지 매출액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하는 등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강중규 한화오션 중앙연구원장은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유치한 2조원을 앞으로의 기술 개발과 시설 투자, 여러 가지 인수·합병(M&A)에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방산 솔루션과 친환경·디지털 선박, 해상풍력, 스마트 야드 등에 2조원을 살뜰하게 써서 멋진 회사로 만들 계획으로 그 멋진 회사를 만들기 위한 산실이 바로 중앙연구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 R&D(연구·개발) 캠퍼스 내 HS4 육상관제센터 (사진=한화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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