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맞붙은 삼성·LG 가전…조용한 AI 경쟁 시작됐다

식세기·에어컨 신제품 일주일 간격 연이어 출시
“비슷한데?” 지적에 첨단 기술 통해 차별점 강조
삼성 ‘캄테크’·LG ‘앰비언트 컴퓨팅’ 등 AI 방점
  • 등록 2023-01-30 오전 11:15:20

    수정 2023-01-30 오전 11:15:20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국내 가전 ‘양강’(兩强)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뜨거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조용히 편의를 제공하는 가전제품을 만들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섰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과 LG는 식기세척기, 에어컨 등 가전 신제품을 연달아 공개했다. 식기세척기의 경우 기존 12인용 제품과 외형 크기가 같지만 내부에 넣을 수 있는 그릇 양을 늘린 14인용 제품이 연이어 출시됐다. 에어컨 역시 반려동물을 고려한 펫 케어 모드 등 고객 편의를 고려한 비슷한 기능이 도입됐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을 공통으로 적용했기 때문에 차이가 없다고 느껴질 수 있다”며 “국내 가전 소비자의 경우 기본적인 제품 기능뿐만 아니라 디자인부터 첨단 기능까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고 했다.

두 기업이 뜨거운 경쟁에 나선 가운데 양사는 첨단 기능을 속속 도입하며 차별점을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에서 2023년형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AI 기반 기술을 강조한다. 삼성 비스포크 식기세척기 신제품의 경우 AI가 그릇 오염도를 자동으로 파악해 물 사용량과 온도, 분사 세기를 조절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마찬가지로 올해 신제품인 비스포크 무풍에어컨은 AI를 활용해 에너지를 절감, 한 달 전기료를 약 7000원까지 줄일 수 있도록 했다. 기기간 연결성을 활용한 기능도 있다. 갤럭시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해 이용자가 잠들면 열대야 모드로 전환하거나, 이용자가 집에서 멀어지면 에어컨을 끌 것을 제안하는 알림을 보내는 식이다.

LG전자가 19일 출시하는 2023년형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에어컨’ 신제품. (사진=LG전자)
LG전자는 스마트홈 플랫폼을 통해 신기능을 지속적으로 추가할 수 있는 UP(업)가전을 내세우고 있다.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 LG 씽큐(ThinQ)를 활용하면 세척 종료음을 바꿀뿐만 아니라 에너지 사용량을 기존 대비 20%가량 줄일 수 있는 코스까지 적용할 수 있다.

2023년형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에어컨 역시 UP가전으로 신기능을 꾸준히 추가할 수 있다. 또 UP가전 센터를 통해 필요한 기능에 관한 아이디어도 제안할 수 있다.

치열한 기능 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양사 모두 AI를 기반에 두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삼성과 LG는 AI를 활용해 이용자가 인식하기 전에 편리한 기능을 한 발 앞서 제공하는 AI 기술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캄테크’(Calm Tech)를 앞세워 가전 혁신에 나선다. 인지하지 못해도 자연스럽게 기술이 적용되는 캄테크를 가전제품과 웨어러블 기기 등을 통해 제공하겠단 것이다. 최근 삼성이 AI 신뢰성 인증을 획득하며 AI 기술에 집중하는 이유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캄테크 철학을 바탕으로 한층 강화한 보안과 사물 초연결 생태계에서 누리는 새롭고 확장된 스마트싱스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LG전자의 키워드는 ‘앰비언트 컴퓨팅’이다. LG전자 AI 싱크탱크인 인공지능연구소의 올해 핵심 과제다. 앰비언트 컴퓨팅은 사용자 조작 없이도 빅데이터 기반 차세대 AI가 고객 상황, 상태 등을 살펴 판단하는 기술로 가전, TV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AI 전문가 김정희 전무 등 인재를 충원하고 대학교, 연구소 등과 협력해 인력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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