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제3지대 차기 대선주자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대권 도전에 대해 “안 대표 본인도 시대교체의 대상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 ‘새로운물결’ 창당 절차를 밟고 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일 서울시 성북구 서경대학교에서 ‘유쾌한 반란’이란 주제로 모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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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부총리는 이날 오전 모교인 서경대(전신 국제대)에서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안 대표가 오랫동안 제3지대를 유지해 온 공도 있겠지만 10년 정치 생활을 하면서 그동안 국민께 실망만 안겼다고 본다”며 “자신도 시대교체의 대상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현재의 정치 구조로 봐서는 누가 이기든 기득권 연장일 뿐이고, 난 그 기득권을 깨는 비기득권 얘길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전날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김 전 부총리와의 연대 가능성을 두고 “이번 정부의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며 “문재인 정권의 공과에 대한 입장을 먼저 밝혀야 한다”고 조건을 제시했다. 이에 관해 김 전 부총리는 “남보고 공과를 따지라 할 게 스스로를 돌아봐야 될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급속 인상, 근로시간 단축, 부동산 대책, 법인세 인상 등은 내가 제동을 걸었던 정책들이고, 내가 추진했던 혁신 성장은 청와대가 제동을 걸었다”며 “이런 대립으로 내가 사표를 낸 건 다 아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정부를 포함해서 총 세 정부에서 정무직으로 일했고, 전부 사표를 제출한 걸로 소신껏 내 목소리를 냈다는 입장은 보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부총리는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 일단 선을 그었다. 그는 “제3지대가 이제까지 실패한 원인은 자기가 대통령이 되는 데만 관심 있었기 때문”이라며 “기득권의 연장이나 권력의 쟁취를 목적으로 한 정치공학과 이합집산이 아닌,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비전과 콘텐츠로 승부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