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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쑤저우 화동 푸드’의 공펭 총괄 매니저는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구매한 냉동 프라임 립과 돼지고기 안심살을 중국 상해로 보내기 위해 컨테이너를 선적하며 이같이 토로했다. 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보복관세를 발효하기 전에 컨테이너 3상자밖에 보내지 못했다. 나머지 6상자에는 각각 50만위안(약 8300만원)의 관세가 부과된다”고 말했다.
쑤저우 화동은 중국에서 가장 큰 육류 수입업체 중 한 곳으로 연간 수입액이 30억위안(약 5000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월마트 자회사인 샘스 클럽과 같은 중국 수퍼마켓에 물류를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엔 미국산 스테이크 부족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 무역전쟁 발발 전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 매니저는 “물량 공급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관세마저 고객 업체에 전가시키려 한다면 거래처를 잃게 될 우려가 있다”면서 “우리가 관세의 5~10%만 전가하려 해도 고객 업체들은 다른 수입 쇠고기로 대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천 위안의 관세 부담을 지면서도 여전히 수입 쇠고기를 찾는 곳들은 상위 10%의 고급 레스토랑들 뿐”이라며 “(관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중국으로 보내는 물량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초 예고했던대로 340억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 상무부는 즉각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산 대두와 육류, 면화 등 농축산물과 자동차가 타깃이 됐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표밭을 겨냥한 품목들이다.
블룸버그는 “쑤저우 화동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발생한 초기 희생자들 중 한 곳일 뿐”이라며 “양국 간 무역전쟁이 얼마나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지 볼 수 있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세 부과 대상 품목을 취급하는 업체들이 무역갈등을 극복해낼 수 있는지 여부는 얼마나 많은 재고량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달렸다”면서 “재고를 확보하지 못하면 관세 부담을 기업들이 끌어안거나 소비자들에게 전가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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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중국 기업들은 중국 이외 지역으로, 중국 시장이 중요한 미국 기업들은 중국으로 각각 생산기지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중국 의류·천연섬유 제조업체 헴프포텍스인더스트리스의 설립자 딩 홍리양은 “큰 손 고객들과 어떻게 더 많은 생산을 중국에서 동남아로 옮길지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 미국은 다른 어떤 곳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훌륭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미국과 유럽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매출액 절반 이상을 미국 시장에서 창출하고 있다.
디즈니 프린세스 브랜드로 잘 알려진 미국 장난감 업체 저스트플레이도 생산기지를 중국 밖으로 옮기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적지 않다. 제프리 그린버그 공동 창립자는 “공장 이전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또 이전한 지역에서 (현재와) 같은 수준의 생산 물량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케빈 타이넌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핵심은 모든 국가들이 이같은 상황을 계속 유지할 수 없어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며 “그게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곳이든) 중국으로부터 들여오는 것이 중국으로 보내는 것보다 많다”고 말했다. 작년 중국의 대미 수입액은 1300억달러(약 145조원)로, 미국의 대중 수입액 5050억달러(약 562조원)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