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MBK파트너스와 연합 전선을 구축해 고려아연 경영권을 노리는 영풍이 2개월 조업정지 처분을 받아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작년과 올해에 이어 3년 연속 적자를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 석포제련소는 내년 2월 26일부터 4월 24일까지 58일간 조업을 정지한다. 이번 조업정지는 환경부와 경상북도가 영풍 석포제련소의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를 최종 확정한 데 따른 것이다.
| 영풍 석포제련소 전경.(사진=영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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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석포제련소의 조업정지 이슈는 지난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석포제련소는 당시 오염 방지시설에 유입된 폐수를 무단으로 배출하다가 환경부 특별점검에 적발됐다. 이후 환경부는 2020년 폐수 무단 배출과 무허가 배관 설치 등 2건에 대해 각각 2개월씩 총 4개월의 조업정지 처분을 경북도에 요청했고, 경북도는 이를 총 2개월로 감경한 처분을 내렸으나 영풍이 불복해 소송전이 시작됐다. 조업정지 행정처분 취소 소송은 결국 대법원까지 간 끝에 지난 10월 정부 측 승소로 끝났다.
이번 조업정지 처분은 경영난을 겪는 영풍에 치명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조업 정지 기간은 2개월뿐이지만 공장을 멈추고 재가동하는 데 시간이 추가로 소요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석포제련소가 2021년에도 마찬가지로 폐수 불법 배출로 조업정지 열흘 처분을 받았을 때도 공장 가동을 멈추는 데 한 달 정도 준비 과정이 필요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생산 차질을 빚는 기간은 3~4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연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비철금속 회사인 영풍은 고려아연과 달리 최근 몇 년 간 불안정한 실적을 내고 있다. 고려아연의 온산제련소에 비해 석풍제련소가 노후화된 데다, 제품 포트폴리오가 제한적인 것이 이유로 꼽힌다. 이 때문에 첫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던 2021년에 268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듬해 689억원 흑자로 돌아섰으나 2023년 약 1700억원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3분기 누적 610억원의 적자를 내 연간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개월 조업정지 탓에 내년에도 적자를 낼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영풍 관계자는 “아직 공장 가동을 멈추고 다시 가동하는 데 얼마의 기간이 걸릴지는 미정”이라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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