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검사, 반문(反文)총장에서 野 대선후보로…윤석열이 걸어온 길

강골 검사 이미지, 중수부·특수부 요직 두루 거쳐
국정원 댓글 국감 스타로…"사람에 충성 않는다"
文정부와 불화…검찰총장 사퇴 후 정계 데뷔
  • 등록 2021-11-05 오후 5:00:13

    수정 2021-11-05 오후 5:00:56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5일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강골 검사`의 이미지가 강하다. 1960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대학 교수 부부의 1남 1녀 중 첫째로 태어난 윤 후보는 부친의 권유로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다. `9수`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하며 우여곡절 끝에 검사가 됐지만, 노무현 정부 들어 뒤늦게 검사 생활의 꽃을 피우며 조직 내부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2003년 SK 분식회계 사건과 불법 대선자금 사건을 시작으로 현대차 그룹 비리 사건,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삼성그룹 비자금 사건, BBK 특검, 부산저축은행 사건, 국정원 댓글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해결하며 대검 중수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등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에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당 점퍼 차림으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 관련 국회 국정감사에서 윗선의 수사 외압을 폭로하면서 대중에 크게 알려졌다. 당시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던 작심 발언은 윤 후보의 가치관을 상징하는 말로 남았다. 그렇게 일약 스타 검사로 떠올랐지만 이후 정부의 눈 밖에 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지방 고검 검사로 좌천돼 4년여간 인고의 세월을 보냈고, 2016년 탄핵 정국에서 최순실 특검 수사팀장으로 임명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2017년 서울중앙지검장, 2019년 검찰총장에 임명되며 승승장구했다. 검찰 선배들을 제치는 파격으로 큰 화제가 된 인사였다. 그러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밀어붙이다 현 정부와 대립하는 모양새가 됐고, 후임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충돌하며 `추·윤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결국 윤 후보는 지난 3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며 임기를 넉 달여 남기고 총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 7월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면서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했다. 그러나 정치 신인이었던 만큼, 여의도 문법에 익숙지 않은 탓에 크고 작은 시행 착오를 겪어야만 했다.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통틀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등 출발은 탄탄대로였지만,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에 이은 `개 사과` SNS 글로 치명타를 입으며 인기는 하락세를 탔다. 안정성을 무기로 내세운 `정치 베테랑` 홍준표 의원이 당내 유력 경쟁 주자로 급부상하면서 막판까지 경선 판세는 엎치락 뒤치락했다.

하지만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열망은 결국 윤 후보에게 모였다.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최종 득표율 47.85%로 1위를 차지하며 제20대 대통령 선거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대중 투표에서는 뒤처졌지만, 당원들의 열렬한 지지에 힘입어 2위 홍 의원을 6%포인트 이상으로 따돌렸다.

윤 후보는 “내년 3월 9일을 여러분이 알고 있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돌아오는 날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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