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대선 시기마다 후보들은 저마다 청와대 대신 ‘광화문 집무실’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뿐 아니라 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도 공약했지요. 왜 최근 대선 때만 되면 광화문 집무실을 고집하는지, 또한 왜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고 기존 청와대에 계속 머무르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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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난 10일에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을 접견한 자리에서 “광화문 정부청사를 쓰겠다”고 말했지요.
윤 당선인이 광화문 집무실 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것은 제왕적 대통령의 이미지를 부수고 소통하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대통령실 관련 조직을 대폭 축소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타파하겠다는 겁니다. 공약집에는 “현 청와대 구조는 왕조시대의 궁궐 축소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윤 당선인, 청와대 조직 슬림화 강조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백악관 내에 내각 인사들이 모여 있어 문만 열면 대통령과 장·차관 들이 언제든 소통이 가능해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 효율적이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반면 청와대는 관료들이 모여 있는 정부서울청사나 정부세종청사, 정부과천청사 등과 떨어져 있어, 정부 정책의 수립 및 수정 과정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죠. 청와대는 정부청사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고, 폐쇄적인 운영 탓에 제왕적 대통령의 상징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일단 청와대는 외진 곳에 있는 반면 서울청사는 광화문 광장과 맞닿아 있어, 국민들과 ‘소통하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서울청사는 서울에 있는데다 국빈이나 외교사절단 방문 시 응대하기에는 3개 정부청사 중 지리적으로 가장 좋은 조건을 갖췄습니다. 지금 당장 대통령 집무실을 정부부처가 밀집해 있는 세종시로 옮기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볼 때 차선책으로 서울청사가 적합하다는 판단입니다.
아울러 서울청사 내 국무총리실에는 화상 회의 등을 열 수 있는 통신 장비와 보안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기 때문에 대통령 집무실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청와대 집무실 폐지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폐지 및 집무실 이전을 공약하면서 청와대 조직 슬림화를 강조한 것이죠.
현재 서울청사 내 총리실 자리에 대통령 집무실을 마련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기존 청와대 부지는 역사관이나 시민 공원으로 활용하는 등 국민에 환원한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그러나 5년 전 같은 공약을 내놨던 문 대통령은 왜 광화문 집무실 시대를 열지 못했을까요. 가장 큰 원인으로 경호와 부지, 교통 등이 꼽힙니다.
먼저 경호 문제가 있습니다. 고층 건물이 즐비한 광화문에서 대통령의 경호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테러의 위협에 노출되기 쉽다는 것입니다.
또 부지 문제도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광화문 근처에서 영빈관과 헬기장 등 주요시설을 마련할 공간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교통 문제도 있습니다. 대통령이 집무실로 이동할 때마다 교통이 통제되면 시민들의 불편이 상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광화문은 사무실 밀집 지역으로 평소 교통량도 많은 편이죠.
그럼에도 윤 당선인의 의지는 강경합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광화문 청사 이전 작업을 추진하다가 철회한 만큼 윤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단계에서 집무실 이전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입니다. 인수위 1호 사업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국민의힘은 곧 출범할 인수위에 ‘광화문 청사 이전 특위’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준비 작업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당선인이 집무실을 이전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관철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재 서울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놓고 여러모로 검토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윤 당선인은 5년 전 문 대통령이 공약했던 광화문 시대를 열 수 있을지, 5월 10일 출범하는 새 정부의 초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