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 산(山)'을 손가락 욕으로 흔들흔들...MBC 공식 사과

수어 희화화 논란 빗발쳐...제작진 공식 사과
"농인들에게는 트라우마 같은 표현
무례를 넘어선 차별과 조롱"
  • 등록 2024-12-02 오후 2:15:05

    수정 2024-12-02 오후 2:15:05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MBC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이 수어를 희화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제작진 측이 이를 해명하고 사과했다.

MBC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에서 극중 수어 통역사가 표현한 '산'을 앵커(오른쪽)가 손가락 욕으로 묘사하고 있다. (사진=MBC '지금 거신 전화는' 캡처)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제작진은 최근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일부 수어 장면으로 심려를 끼친 점 사과드린다”며 “드라마는 사람들 간의 ‘소통’을 중요한 테마로 삼아 기획한 작품으로 농인들의 소중한 소통 도구인 수어를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다만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농인들과 한국 수어가 겪어온 어려움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반영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겸허히 인정한다”면서 “앞으로 작품을 완성하면서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작품을 완성하면서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장면은 지난 22일 방영된 드라마 1화 초반에 등장한다. 수어 통역사 홍희주(채수빈)가 산사태 뉴스를 전달하던 중 ‘산’ 수어가 반복 송출되는 방송 사고가 벌어졌는데, 극 중 앵커 나유리(장규리)가 이를 손가락 욕으로 묘사하며 웃어 보이는 장면이다. 나유리는 “이거 산이죠? 뫼 산? 잘했어요. 엿 제대로 먹여줬네요. 아니, 뫼 산”이라며 양손의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린 채 흔들어 보였다.

이후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에는 ‘청각장애인 수어 통역을 조롱거리로 삼았다’는 취지의 항의 글이 잇달았다. 한 시청자는 “수어 통역사의 손짓이 욕설인 것처럼 되는 바람에 스태프들이 웅성거리는 장면이 있는데 비장애인이 청각장애인의 소통 수단인 수어를 이런 식으로 모욕하고 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중앙대 수어동아리 ‘손끝사이’는 지난달 26일 논평을 통해 이를 지적하기도 했다. 손끝사이는 “또 한국 수어가 청인(聽人)들의 웃음거리로 전락했다”며 “손가락 욕을 의도하면서 마치 자신은 ‘산’ 수어를 하려고 했다는 식으로 유희 삼으며 농인들의 고유한 언어로서의 수어를 철저히 무시했다”고 했다 .

손끝사이는 또 “‘산’ 수어가 지속해서 농담거리로 소비돼 농인에게는 트라우마와 같은 표현”이라고 짚으며 “이는 무례를 넘어 차별과 조롱”이라고 비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