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7개 지역센터 등을 특성화(통폐합)해 지역 특성에 맞춘 5개 분석과학연구소로 바꿀 계획입니다. 내년도 예산 삭감으로 현장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필요하지 않은 부분을 정리한다면 대응할 수 있습니다.”
양성광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은 13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조직개편 및 업무효율화를 강조했다. 기초과학지원연은 국가연구장비 총괄관리, 분석과학기술 관련 연구개발, 연구지원·공동연구 수행 등을 추진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 양성광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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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원장은 “지난 1988년 설립된 기초지원연도 30여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역할과 책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민간R&D(연구개발)가 성장했고, ‘방사광가속기’라는 거대 시설 구축사업이 2027년까지 이뤄지는 만큼 분석과학 서비스를 이전처럼 제공하면서도 국제협력 연구활성화, 기존 조직 효율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현재 기초과학지원의 사업비는 예년보다 감축된 상황이다. 정부가 내년도 정부연구개발(R&D) 예산(25조 9000억 원)을 올해보다 16.6%(5조 2000억원) 삭감하기로 하면서 기초과학지원의 기관고유사업비도 20~30%가 삭감됐기 때문이다. 이에 기초지원연이 주관하는 방사광가속기 구축운영부터 분석과학지원 서비스 등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실제 양 원장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각 지역에서 운영 중인 지역센터들의 특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충북 오창에는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분석서비스와 연구장비 개발 등에 집중하고, 수도권 지역센터는 바이오의료 분야에 특화한 연구소로 바꿀 계획이다. 사실상 통폐합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양 원장은 “지역센터에서 반발이 있었지만, 특성화 차원에서 설득을 해왔다”며 “영남권, 호남권, 수도권 등으로 구분해 노화, 바이오 등에서 특성화된 연구를 해나가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연구 그룹 육성에 대한 의지도 보였다. 양 원장은 “그동안 각자 연구자로서 가진 네트워크를 이용해 국제협력 연구를 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그룹 차원에서 논의된 적은 없었다”며 “결국 기관 간 협력이 필요하고, 대등한 위치에서 국제협력이 이뤄져야 하는 부분으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세계적인 연구 그룹들을 단계적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 원장은 정부의 지원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PBS(연구과제중심제도)를 적용받고, 기존 국제협력연구를 하던 상황에서 비춰보면 해외 출장 제한 등 보이지 않는 벽들이 있어 제도나 환경 변화도 필요하다”며 “세계적 수준의 연구역량과 대형·선도 연구시설·장비를 활용해 개방형 연구원 체제로 변화하는데 힘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