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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김은비 인턴기자] 9일(미국 동부 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가운데 첫번째 만남이 종료됐다. 미국 언론들은 양 협상단이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회담장을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미·중 무역협상단은 9일 오후 5시(한국시간 오전 6시)부터 워싱턴 무역대표부(USTR) 청사에서 약 90분간 협상을 진행했다. 양측은 업무 만찬도 함께 했다. 식사를 한 후 나온 류 총리는 회담이 어떻게 진행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소는 지었지만, 답은 하지 않았다. 양측은 10일 다시 무역협상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일단 협상 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이 개최되기 전 백악관과 기자들과 만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름다운 서한(beautiful letter)을 보내왔다”며 “(시 주석이 친서에서) 함께 협력하자,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전화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워싱턴 D.C에 도착한 류허 중국 부총리 역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의를 가지고 왔다”며 “현재의 특수한 상황에서 이성적으로, 솔직하게 미국과 의견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관세에 대해서는 상반된 인식 차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관세(인상 결정)은 (무역협상을 대신할) 훌륭한 대안”이라며 “우리는 1년에 수백억달러를 (관세로) 받을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중국으로부터 10센트조차 얻어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류 부총리는 “중국은 관세 인상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미·중 양국뿐만 아니라 세계에도 나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앞에서는 웃는 얼굴로 정중한 악수를 나누면서도 확전 가능성에 충실히 대응하는 모양새다. 이는 담판을 앞두고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목적이긴 하지만, 향후 협상이 불발될 경우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날 미국은 325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제품에 추과 관세를 부과하는 절차에 도입했다. 이는 이날 당장 관세가 인상될 중국산 수입제품 2000억달러 외에도 지금까지 추가 관세 대상이 되지 않았던 나머지 물품에게도 25% 관세율을 부과하는 서류상의 절차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 경우, 사실상 미국에 수출되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미·중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미국은 예고대로 10일 오전 0시 1분(한국시간 9일 오후 1시 1분)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은 인상된 관세를 ‘오전 0시 1분 이후에 미국을 향해 출발’한 중국 화물부터 적용한다고 해 실제 협상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남겨뒀다.
중국에서 출발한 화물이 미국에 오기 위해서는 항공편의 경우에도 약 10시간, 선박편은 더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만큼 관세부과 시점이 늦춰지는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합의를 위한 추가적인 시간을 제공한다”며 합의가 이뤄지면 트럼프 대통령이 소급해 인상한 관세를 철회할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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