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김형욱 기자] 수년간에 걸친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에도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려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가운데서도 일본 경제 성장세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올 1분기(1~3월)에도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플러스(+) 성장을 보이며 근 10여년만에 처음으로 5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일본 내각부는 일본의 1분기 GDP가 전기보다 0.5% 증가(물가변동 영향 뺀 실질 속보치)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민간소비와 수출 모두 회복하며 5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연율 환산(분기·반기 실적을 1년 기준으로 추정한 것)으론 2.2% 증가다. 일본경제신문(닛케이) 민간 전문가 전망 평균 0.4% 증가(연율 1.8%)도 웃돌았다. 0.5% 증가한 실질GDP 가운데 내수부문의 성장기여도가 0.4%포인트, 수출부문 기여도가 0.1%포인트였다. 특히 민간소비가 0.4% 늘며 전체 GDP 성장을 이끌었다. 야채 등 신선식품 가격이 주춤하며 소비심리가 개선됐다. 수출은 2.1% 증가, 수입은 1.4%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0.2% 늘며 2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유지했다. 공공투자는 0.1%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일본 경제는 최근 5분기 연속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로써 안정적인 정치 리더십 하에서 경제 성장을 유지했던 지난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시대 이후 근 10여년만에 처음으로 가장 긴 플러스 성장기를 기록하게 됐다. 쿠와하라 마사키 노무라증권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수출이 경기 회복세를 주도하고 있고 내수부문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며 “아울러 가계부문의 지출도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중국 경제지표가 다소 부진해지고 있어 앞으로 성장률은 다소 둔화될 수 있지만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같은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2%라는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이 요원한 만큼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이 당장 바뀔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마르셀 틸리언트 캐피탈이코노믹스 일본담당 선임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성장하에서도 인플레이션이 2%까지 도달하지 않을 경우 BOJ는 현 정책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점치면서도 “다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낮은 상황에서 경기가 다시 하강한다면 BOJ로서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추가적인 정책여력이 제한될 순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