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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LG화학이 지난 19일 방한해 당사를 찾은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에게 본인 이름과 등번호 78번이 새겨진 LG트윈스 야구 유니폼을 깜짝 선물로 전달했습니다. 국내에서 배터리(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 생산량 1위를 점하고 있는 LG화학이 배터리 관련 기념품도 아닌 야구 유니폼을 선물로 준 데에는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요.
[이데일리 박민 기자] 지난 19일과 20일 이틀간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방한 첫 일정은 LG화학이었습니다. 첫날 서울 강서구에 있는 LG화학 마곡R&D캠퍼스를 방문해 LG화학의 차세대 양극재와 분리막 등 이차전지(배터리) 소재 연구 시설을 견학하고,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는 배터리 소재 공급망 구축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날 눈길을 끌었던 것은 약 2시간 동안 이뤄진 일정 속에 LG화학이 LG트윈스 야구 유니폼을 옐런 장관에게 선물로 줬다는 점입니다. 당시 비공개로 이뤄진 간담회 일정 중 선물을 전달하다 보니 별도의 기념사진은 남기진 못했지만, 회사 측은 방문일정을 마친 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습니다.
첨단소재와 석유화학,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LG화학이 수많은 기념품 중에서 왜 야구 유니폼을 선물했을까요?
이는 야구에서 투수와 포수를 합쳐서 ‘배터리(battery)’라 일컫는 데서 착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배터리의 음극과 양극처럼 야구에서는 공을 던지는 투수가 양극, 공을 받는 포수는 음극의 역할로서 짝을 지어 경기 호흡을 맞춥니다. 이러한 특성에 실제 야구에서는 투수와 포수를 묶어 ‘배터리’라 부르고, 이들을 전담해 지도하는 코치도 ‘배터리 코치’라 부릅니다.
LG화학은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이 서로 이온을 주고받으며 전류를 만들어 내듯, 글로벌 전지 소재 공급망에서도 한·미 양국이 함께 호흡을 맞추자는 의미에서 옐렌 장관에서 야구 유니폼을 선물한 것입니다. 업계에서도 옐런 장관이 이번 방한 일정 중 LG화학만 유일하게 콕 집어 방문한 것도 미국과 한국과의 ‘배터리 동맹’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앨런 장관도 “한국을 포함한 파트너 및 동맹국 간 관계를 강화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면서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을 통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렌드쇼어링은 친구(friend)와 기업의 생산시설(shoring)을 합친 말로, 동맹국끼리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자는 뜻입니다.
이는 앞서 지난 5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면서 ‘한·미 반도체 동맹’ 의지를 보여준 것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에 이어 옐런 재무장관까지 두 달 간격으로 이뤄진 방한 행보는 반도체에 이어 배터리까지 첨단산업 핵심부품 공급망의 한미 양국 협력을 강화하자는 강력한 시그널로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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