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중국이 애국 소비로 치고 올라오고 있지만 기술력은 우리가 1위입니다.”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30일 서울 송파구 한국디스플레이산업회관에서 열린 ‘2024년 상반기 수출 실적 및 하반기 전망’ 발표 간담회에 참석해 “중국은 정부 지원과 더불어 애국 소비가 시장을 현지 시장을 받쳐주고 있지만 왜곡된 시장 운영은 언젠가 한계가 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기업이 애국 소비와 정부 지원을 발판 삼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기술 초격차로 디스플레이 시장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이 30일 서울 송파구 한국디스플레이산업회관에서 ‘2024년 상반기 수출 실적 및 하반기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응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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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OLED 패널 중 88.5%를 자국에서 공급받았다. 미국이 중국산 OLED를 사용하는 비중은 26.8%다. 한국은 0.2%에 불과하다. 반면 스마트폰을 비롯해 태블릿, 노트북, TV, 모니터 등 5대 디스플레이 주요 품목으로 시장 범위를 넓히면 한국이 평균 91.7%의 점유율을 올렸고 중국의 경우 8.3%로 나타났다. 전체 OLED 시장에서는 여전히 한국이 독점적 지위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조은숙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산업정책실장은 “중국 기업은 아이폰용 OLED 공급망에 제대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등 우리와의 기술력 차이가 상당히 큰 편”이라며 “IT처럼 고사양 패널이 필요한 시장에서 중국이 따라오려면 아직 시간이 꽤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조은숙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산업정책실장이 30일 서울 송파구 한국디스플레이산업회관에서 열린 ‘2024년 상반기 수출 실적 및 하반기 전망’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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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이 OLED 중심으로 점차 재편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608억달러(약 84조1900억원)인데, 이 중 OLED 비중은 35.6%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9%포인트 높아졌다.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비중은 같은 기간 3.2%포인트 떨어졌다.
우리나라의 디스플레이 상반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2% 불어난 89억달러(약 12조3200억원)로 집계됐다. 아이폰의 중국 판매 부진 등으로 스마트폰 패널 수출이 줄었음에도 태블릿, 노트북 등 IT용 패널과 자동차·TV향 OLED 패널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은 이미 OLED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바꾼 상황이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하반기에도 상승곡선을 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이달 갤럭시 폴더블폰 신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아이폰16 신제품 역시 오는 9월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미국 내수 소비 회복 전망에 따른 TV 시장의 개선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