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경영에 초점..낙제점 받은 공공기관 '수두룩'

E등급 기관장 2명 청와대에 해임 건의..자진사퇴 수순
석유공사·광물자원공사 등 해외사업 올인하다 'E등급'
수산자원관리공단 등 6곳은 2개 등급 이상 상승해
  • 등록 2013-06-18 오후 5:01:24

    수정 2013-06-18 오후 5:03:02

[세종=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정부가 부채 급증과 방만 경영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공기업·공공기관을 향해 칼을 빼들었다. 18일 발표된 ‘2012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에서 낙제점인 D등급과 E등급을 받은 기관장은 18명이다. 지난해에 비해 10명나 늘었다. 기관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공공기관 수도 16곳이나 된다.

최종원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장(서울대 교수)은 이날 “도덕적 해이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관에 대해서는 해당 사실을 평가에 엄중 반영했다”며 “무엇보다 기관 운영의 투명성, 책임·윤리 경영 성과 등에 초점을 맞춰 경영평가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김현태 사장·박윤원 원장 자진사퇴 수순 밟을 듯

기획재정부는 이번 평가에서 꼴찌인 E등급을 받은 김현태 대한석탄공사 사장과 박윤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을 해임토록 청와대에 건의했다.

이들은 해임 통보 전에 자진사퇴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E등급을 받은 기관장은 단 2명에 그쳤지만, 평균을 밑도는 D등급을 받은 기관장은 무려 16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10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윤리경영 측면에서 기관장에게 엄격한 책임을 물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부품 품질검사서 위조 등 납품 비리 및 직원의 뇌물수수가 적발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김균섭 사장,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관련 채용 비리가 적발된 천창필 우체국 물류지원단 이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인천항만공사와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남동발전, 남부발전, 서부발전, 한국토지주택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예금보험공사,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15명의 공공기관장은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

자원외교 ‘된서리’..석유公·광물公 ‘꼴찌’

기관들이 받아든 ‘성적표’ 역시 초라하다. 이번 평가에서 E등급을 받은 기관은 대한석탄공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우편사업진흥원, 한국임업진흥원,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등 7곳이다. 지난해 1곳에서 무려 6곳이나 늘어났다.

최 단장은 “영업실적 부진, 수익성 악화 등에 따라 일부 기관의 점수가 낮았다”며 “일부 에너지 공기업의 해외 투자사업 실적이 부진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실제로 광물자원공사와 석유공사 등은 이명박정부 때 ‘자원외교’ 바람을 타고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주력했으나, 성과는 미미했다.

E등급이 부쩍 늘면서 상대적으로 D등급을 받은 기관은 지난해 13개에서 올해는 9개 기관으로 줄엇다. D등급을 받은 주요기관으로는 한국거래소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한수원 등이 꼽힌다. 한수원은 기관장 평가와 기관 평가에서 모두 D등급을 받았다.

한편,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선박안전기술공단, 수산자원관리공단, 축산물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원 등 6개 기관은 2개 등급 이상 상승했다. 이석준 기재부 차관은 “경영실적 부진 기관에 대해 실시한 체계적인 경영컨설팅이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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