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중앙처리장치(CPU) 최강자인 인텔이 이스라엘에 250억달러(약 32조5000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 제조 공장(팹38)을 확장하기로 했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왕좌를 되찾겠다며 펫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선언한 ‘종합 반도체기업(IDM) 2.0’ 전략이 하나둘씩 구체화하고 있다.
|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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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재무부와 경제부, 국세청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인텔과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중부 키르얏 갓 지역에 반도체 공장 건설과 관련한 투자 약정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차세대 공정 반도체 생산을 담당할 신공장은 2028년 가동을 시작해 최소 2035년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투자 규모의 약 13%에 달하는 32억달러(약 4조15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2021년 2월 인텔로 다시 복귀한 겔싱어 CEO는 인텔 재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0년까지만 해도 인텔은 설계뿐만 아니라 제조 분야까지 아우르며 업계에 적수가 없을 만큼 IDM의 대표주자였다. 하지만 반도체 공정이 세분화·고도화하면서 점차 영향력이 약화했다. CPU에서는 AMD,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는 엔비디아, 반도체위탁생산(파운드리)에서는 TSMC, 삼성전자 등이 빠르게 진격하면서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고 선언한 겔싱어 CEO는 글로벌 곳곳에 잇달아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 재건에 나서고 있는 미국과 유럽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등에 업고 있다.
인텔은 특히 ‘주 전공’인 CPU가 아닌 파운드리 시장에서 과감한 투자 및 연구개발(R&D)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TSMC는 지난해 3나노 양산에 성공했는데, 인텔은 내년 상반기 2나노급 20A(옹스트롬), 하반기 1.8나노급 18A 공정을 양산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