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지하철 안 서프라이즈 '펀펀열차'...시민들 "좋아요"

서울메트로, 펀펀열차 첫 운행..연주·마술쇼 등 선보여
시민들 만족도 높아..안전문제 등 지적도
  • 등록 2014-12-26 오후 7:35:41

    수정 2014-12-26 오후 7:35:41

[이데일리 고재우 기자] “이 칸 잘 탔네. 지하철에서 연주회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네. 이제 내려야 하는데 아쉬워서 어떡해?”

26일 오후 3시. 사당역을 출발해 시청역으로 향하던 서울 지하철 2호선 마지막 칸에서는 작은 연주회가 열렸다. 연주회가 진행되는 동안 목적지에 도착한 70대 할머니는 먼저 내려야 한다는 사실에 연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 운영)가 시범 운행한 ‘펀펀 지하철(음악 열차)’에 탑승한 승객들은 서울메트로 아티스트의 클래식 공연과 마술쇼 등 서프라이즈를 경험했다.

서울메트로 소속 아티스트들이 2호선 지하철 내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고재우 기자)
펀펀 지하철에 탑승해 이번 공연을 관람하게 된 허윤나(27)씨는 “이런 이벤트가 있는 줄 몰랐기 때문에 많이 놀랐다”며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클래식 공연을 눈앞에서 보게 돼 정말 신기하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김병기(62)씨도 “지루하게 앉아서 가는 것보다 음악을 들으면서 이동하니 신 난다”고 호평했다.

이어폰을 낀 채 공연팀에 무관심하던 일부 승객도 공연이 절정에 이르자 이어폰을 빼고 음악을 감상하기도 했다.

연주회가 지하철 마지막 칸에서만 이뤄졌기 때문에, 음악을 듣고자 하는 시민들에 의해 지하철 칸과 칸 사이 문도 개방됐다.

이날 공연은 큰 혼란 없이 진행됐지만, 선곡에 대한 아쉬움이나 안전문제를 지적한 시민도 있었다.

이지은(28)씨는 “아는 노래가 나왔다면 더 좋았을 텐데 대중적이지 못한 선곡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경희(58)씨도 “클래식이나 마술도 좋지만, 더 많은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을 발굴한다면 더 호응이 좋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공연팀 앞에서 연신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던 유정환(31)씨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일 때를 대비해 안전문제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메트로 측은 12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했지만, 요원들이 안전관리보다 핫팩 등 경품을 나눠주는 일에 더 치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문적인 안전요원 5명과 서울메트로 직원 7명이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고 있었고, 승객들의 원활한 승하차를 안내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메트로는 열차 내에서 공연·전시·이벤트를 열어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펀펀 지하철을 기획·운행했다. 메트로는 이번 음악열차 테마를 시작으로 독서열차, 전시열차 등도 운행할 계획이다.
승객들이 서울메트로 소속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고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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