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취임 후 첫 조직개편 주제를 ‘군살빼기’로 잡은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슬림화’ 작업에 속도를 낸다. 포스코홀딩스가 지난 2022년 미래사업 연구개발(R&D)을 주도할 목적으로 설립한 미래기술연구원 분사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수 인력을 대거 영입하며 규모가 비대해진 지주사 인력 규모를 줄이는 동시에 R&D 전문성 향상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 지난달 21일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포스코 포항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포스코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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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올 하반기를 목표로 미래기술연구원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지주사 인력 규모가 커져 분사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며 “연구개발 조직을 독립시켜 전문성도 강화하려는 차원에서 분사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확실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올 하반기를 목표로 조율 중에 있다”고 했다.
미래기술연구원은 지난 2022년 1월 포스코그룹의 미래 기술을 선점을 위해 설립된 곳이다. 기존 철강 중심의 포스코 기술연구원과는 달리 AI(인공지능), 이차전지소재, 수소 및 저탄소에너지 분야 등 총 3개 연구소 체제를 기반으로 그룹 핵심 사업의 종합 연구를 진행한다. 특히 저탄소·친환경 대전환 숙제를 풀어야 하는 포스코그룹에는 이 미래기술연구원의 성과에 생존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스코그룹의 미래기술연구원 분사 추진은 조직 슬림화 작업의 일환으로 파악된다. 포스코홀딩스의 임직원 수는 2023년 말 기준 530명으로, 1년 전 220명과 비교해 그 규모가 두 배 이상 불어났다. 포스코그룹이 미래기술 주도권을 쥐기 위해 연구 인력을 대거 영입한 결과로 분석된다. 사업을 병행하지 않는 다른 순수 지주사인 ㈜LG(195명), ㈜GS(85명), 롯데지주(305명) 등과 비교해서도 포스코홀딩스의 인원은 많은 편에 속한다.
분사 후에는 포스코홀딩스가 큰 틀에서 연구 방향성을 설정하고 실제 R&D는 미래기술연구원이 실행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일 장 회장 취임 후 첫 조직개편을 실시하며 그룹차원의 R&D 컨트롤타워 강화를 위해 ‘기술총괄’을 신설했다. 이 신설조직은 현재 미래기술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김기수 부사장이 겸임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미래기술연구원 분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미래기술연구원 분사를 검토한 적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