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상원의 촉]이낙연 정세균 김두관 완주 외치지만, 지역경선 따라 유동적

대세론 탄력 붙은 이재명, 1차 슈퍼위크도 과반 가능성 커
타 후보들 경선 완주 관심, 역대 대선 보면 포기 후보 나와
첫 여성 후보 추미애·40대 박용진 완주, 나머지 후보 불확실
호남경선 따라 단일화 논의, 부산·경남 경선 보고 판단할 듯
  • 등록 2021-09-08 오후 2:42:46

    수정 2021-09-08 오후 2:42:46

‘충북·세종 민주당 순회 경선’ 에서 1위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왼쪽)가 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이낙연 후보자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첫 경선지인 충청지역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을 거두면서 다른 대선 후보들이 경선 완주를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세론에 탄력이 붙은 이 지사는 이번 주말에 열리는 대구·경북과 강원지역 경선, 64만여명의 선거인단 투표결과가 공개되는 12일 1차 슈퍼위크에서도 과반 넘게 득표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이 지사가 국민들의 표심이 녹아 있는 1차 슈퍼위크에서도 과반 이상 득표하면, 민주당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 경선이 남아 있다고 해도 경선 승리의 9부 능선을 넘어섰다고 볼 수 있다.

권리당원 20만여명이 투표하는 호남경선도 1차 슈퍼위크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호남 출신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하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 수도 있다. 현재 모든 후보들이 경선 완주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1차 슈퍼위크와 호남 경선 결과가 나오면 중도 사퇴하는 후보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빼고 역대 대선 경선 때마다 중도 포기하는 후보 나와

역대 민주당 경선을 보면 지난 2017년 대선 경선을 제외하고는 중도 포기하는 후보들이 적지 않았다. 한국정치 사상 처음으로 국민참여경선을 도입했던 지난 2002년 민주당 경선에 7명의 후보들이 출마했지만 경선을 완주한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동영 전 의원 밖에 없었다. 노풍에 이인제 김중권 한화갑 유종근 김근태 후보가 중도에 경선을 포기하고 후보직을 사퇴했다. 2007년 경선 때는 초기에 유시민 한명숙 후보가 이해찬 전 대표 지지를 밝히고 사퇴해 정동영 전 의원과 손학규 전 대표, 이 전 대표가 경선을 치뤘다.

2012년 경선도 다르지 않았다.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예비경선을 통과해 본경선에 이름을 올렸으나 도지사직을 유지한 채 경선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어렵다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손 전 대표, 정 전 총리, 김두관 의원이 경선을 치렀고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2017년 경선 때는 중도 사퇴하는 후보가 없었다. 문 전 대통령과 안희정 전 충남지사, 이 지사, 최성 전 고양시장 모두 완주했다. 다만 대선 출마를 밝혔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김부겸 총리가 경선 시작 전에 중도 포기했다.

모든 후보들이 경선 완주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이번 대선 경선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누가 중도 포기하는 후보가 될까.

우선 여성 정치인으로는 사실상 첫 대선 출마 후보인 추미애 전 장관과 유일한 40대인 박용진 의원은 경선 완주가 유력해 보인다. 박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까지 한 번도 중도 포기를 생각해본 적 없다”며 “제 노래를 듣는 마지막 한 명이 있을 때까지 마이크를 쥐고 끝까지 노래 부르는 것이 가수와 정치인, 지도자의 역할”이라고 경선 완주 의지를 분명히했다.

충청지역 경선에서 3위를 한 정 전 총리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 추 전 장관측은 예상 밖의 선전에 고무된 분위기다. 조직기반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추 전 장관이 단기필마로 이룬 성과라, 경선이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득표율이 더 올라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7일 오후 대구 TBC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토론회에 앞서 후보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정세균,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후보. [사진=연합뉴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 호남서 선전하면 단일화 물살, 완주 가능성 커

남는 후보는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 김 의원이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도 경선 완주 가능성이 높지만 호남 경선 결과에 따라서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전 총리가 지난 7일 유튜브 ‘정세균TV’를 통해 이 전 대표와의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반이재명 연대 구축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단일화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물론 이 지사의 과반 이상 득표를 저지해 결선투표 불씨를 살릴 수 있다는 전제가 충족돼야 한다. 만약 호남경선 결과,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각각 35%, 15% 이상 득표한다면 이 지사를 역전할 수 있는 모멘텀이 생긴다.

반면 충청 경선 결과가 재현되면 단일화할 이유가 없다. 이 지사와의 결선투표가 사라진 이상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 모두 경선을 완주할 것이다.

세종·충북 경선 후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밝힌 김 의원은 내달 2일 열리는 부산·울산·경남 경선결과는 무조건 보고 판단할 것이다. 자신의 지지기반인 부산·울산·경남 경선 결과가 괜찮다면 꼴찌라고 해도 완주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재명 대세론이 유지된다는 견해가 많기는 하지만 아직 최종 대선 후보 선출까지는 두 세 고비가 남아 있다. 갈 길이 멀다”며 “특히 코로나 때문에 지역순회경선을 해도 지지자를 동원해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 후보가 현장연설만 하면 되는데 왜 중도 포기를 하겠느냐. 이 전 대표가 호남에서 기대만큼 안 나와도 포기하지 않고 그대로 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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