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관심을 모았던 테슬라의 22일(현지 시간) ‘배터리 데이(Battery Day)’에 대한 업계의 평가다. 배터리 생산 원가 절감이라는 방향성은 일찍이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강조했고 그 방식도 이미 나왔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고체 혹은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래 배터리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결국 없었다”며 “테슬라조차 미래 배터리 기술의 불확실성이 크고 개발이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판단했다.
테슬라가 자체 생산 비중을 높이겠다는 데 대해 업계는 보수적으로 바라봤다. 테슬라는 배터리 데이에서 배터리 생산 로드맵으로 2021년 말 10GWh, 2030년 3000GWh(3TWh)를 제시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장기적으로 본 내재화 비율이 30~40%에 이르러 다소 부담스럽다”면서도 “대규모 배터리 생산 경험이 없는 테슬라가 수율을 얼마나 빠르게 정상화할지 보수적 관점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머스크가 배터리 데이에서 “2022년까지 배터리를 대량 생산하긴 어렵다”며 “파나소닉과 LG화학, CATL 등 다른 파트너사에서 배터리 구입을 늘릴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18개월 안에 전기차 배터리 원가를 56% 절감하겠다는 구체적 수치를 내놓은 것은 기존 배터리 제조사에 일종의 압박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사실상 목표하는 가격이 정해진 셈”(한 업계 관계자)이라는 이유에서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도 “테슬라가 배터리를 양산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테슬라가 배터리 공급사에 가격을 낮추라는 신호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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