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연 큐리언트 대표 “2년간 현금 충분…퀀텀점프할 것”

지난 5일 IR 열어 재무상황 공개…“법차손 리스크 해소”
당분간 주주배정 유증 없이 SI 투자만 유치·운영비 절약
‘Q901’ 조단위 기술수출로 반등…PRV 현금 유입도 기대
  • 등록 2024-03-06 오후 3:07:16

    수정 2024-03-06 오후 3:07:16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큐리언트(115180)는 이제 퀀텀점프를 통해 실질적인 가치를 실현할 것이다. 현금(cash)이 많은 회사가 되면서 세계적인 네트워크로 신약을 연구개발(R&D)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하겠다.”

큐리언트 남기연 대표는 지난 5일 오후 3시 40분 온라인 기업설명회(IR)을 열어 재무 상황, 회사 비전 등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큐리언트 갈무리)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는 지난 5일 오후 3시 40분 온라인 기업설명회(IR)를 열어 이 같이 말했다. 큐리언트는 지난해 현금난으로 관리종목 위기까지 몰렸던 회사다.

힘들었던 2023년…유증으로 2년 운영할 현금 확보

지난해 큐리언트는 오버행(잠재적 대기 물량) 이슈와 관리종목 지정 위기가 겹치면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큐리언트의 오버행 이슈는 지난해 10월 거래재개 이후 기관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에도 원금 회수에 나서면서 불거졌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2018년 400억원, 2020년 600억원 등 총 1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 게 부메랑이 돼 돌아온 셈이다.

여기에 지속적인 영업손실이 이어져 당기순손실이 확대돼 지난해 3분기 말 자기자본이 19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큐리언트의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실은 169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하 손실률)이 86.3%로 치솟았다. 손실률이 2022년 72.5%였기 때문에 관리종목 지정 위기가 생겼다.

관리종목 지정을 회피하기 위해 큐리언트는 지난해 252억원 규모 주주우선공모 유증을 완료했다. 예정했던 417억원 규모에서 165억원이 줄면서 손실률이 50%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후 큐리언트는 지난해 12월 35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2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증을 통해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하면서 손실률 문제를 해소했다.

덕분에 큐리언트는 총 312억원의 자본을 확충, 손실률을 50% 미만으로 낮출 수 있었다. 또 2023년 말 기준 당기순손실은 222억원으로 전년 271억원 대비 18% 줄었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은 429억원이다. 따라서 캐시 런웨이(Cash runway)를 2년까진 확보했다는 게 남 대표의 분석이다. 캐시 런웨이는 보유 현금을 현금 지출 비용인 번레이트(Burn rate)로 나눠서 산출하는 값이다.

남 대표는 “이제 법차손 이슈로 인한 관리종목 리스크는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지난해 말 손실률이) 50% 이하면 되는데 45%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여유 있는 수준으로 재무건전성이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자본 확충으로 이번에는 관리종목 지정 위기를 피했지만 올해도 손실률을 50%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비용을 절약하면서 추가적으로 자본을 확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 대표는 당분간은 주주 배정 유증 없이 전략적투자자(SI)를 통한 투자 유치로만 자본을 확충하고, 운영비용을 절약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큐리언트는 매년 운영비용으로 약 250억원씩 지출해왔다. 남 대표는 “큐리언트는 네트워크 R&D 회사로 굉장히 적은 수의 인원으로 일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18%의 비용 절감을 순식간에 만들어냈다. 비용을 컨트롤해야겠다고 결심하면 진짜로 비용을 컨트롤할 수 있는 회사”라고 자신했다.

연내 ‘Q901’ 조단위 기술수출로 돌파구 모색

불안 요소는 큐리언트가 설립 이래 지속적으로 손실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부터 의약품 유통사업을 시작하면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으나 매년 200억원 이상 소모되는 판매관리비를 상쇄시킬 정도의 규모는 아니다. 남 대표는 이를 연내 표적항암제 ‘Q901’의 기술이전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남 대표는 “큐리언트는 지난 10여 년간 R&D에 1600억원을 투자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는 초기나 전임상 단계의 기술이전을 지양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짚었다. 그는 “실질적으로 약이 나와야 그 약은 가치가 있는 것이고, 약이 출시돼 실질적으로 쓰이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기 때문에 인고의 시간을 지내왔던 것”이라며 “이것들이 결실을 맺어서 리스크를 많이 제거한 상태에서 비전이 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고 역설했다.

큐리언트의 R&D 첫 결실은 Q901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남 대표는 “Q901이 올해 큰 아이템이 될 것”이라면서 “기전에 대해 발표함으로써 Q901의 항암제 시장 게임체인저 가능성을 입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큐리언트는 내달 개최되는 미국 암연구학회(AACR)에서 Q901의 기전 등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오는 5월에 열릴 ASCO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할 계획이다.

남 대표는 “Q901 같은 경우 비밀유지계약(CDA)을 맺지 않고 (기술이전 가능성에 대해) 말하진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큐리언트가 Q901로 CDA를 체결했다는 것을 암시한 셈이다. 이어 그는 “DNA 손상 복수 저해제 기술이전 계약이 대체적으로 총 1~2조원 규모였고, 10%의 선수금이 들어오는 게 일반적”이라며 “(Q901은) 그 이상은 가지 않겠나”라고 했다. Q901의 조단위 기술이전 체결로 선급금(upfrnot)만 최소 1000억원 이상 유입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다만 CDA 체결이 실제 기술이전 계약 성사로 이어지기까지는 물질이전계약(MTA) 계약, 텀싯 작성, 실사(Due Deligence) 등 많은 과정이 존재한다. 또한 이 모든 과정이 최종 계약 성사를 확정짓는 것은 아니다. 특히 CDA 체결은 기술이전 협의 초기 단계로 실제 기술이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글로벌 평균 통계상 1.9% 정도다.

또한 큐리언트는 2026년 신약허가를 목표로 올해부터 결핵치료제 ‘텔라세벡(Q203)’의 허가 임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Q203이 신약허가를 받으면 우선심사권(PRV)을 수취, 매각해 1억달러(한화 약 1300억원)의 현금을 벌어들일 계획이다. PRV 수취라는 목표는 2015년부터 남 대표가 제시해왔던 것이다.

남 대표는 “현재 큐리언트는 가치 변곡점 구간에 진입한 상태”라며 “이 구간에 진입한 신약 후보물질들이 임상 2상에서 효능을 보이고 있다. 이제 ‘퀀텀점프’를 통해 가치 실현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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