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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은 최근 미 중소은행들이 고객들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직원들에게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은 지난 13일 전 직원에게 보낸 메모에서 “(다른 은행의) 불안이나 불확실성을 이용하는 모습을 결코 보여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경쟁사를 깎아내리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JP모건의 개인·기업금융 부서 경영진도 같은날 직원들에게 “어려운 상황에 처한 금융기관에서 고객을 빼 오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BoA 경영진도 직원들에게 곤경에 빠진 회사의 고객을 상대로 영업활동을 하거나,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어떤 행동도 해선 안 된다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SVB 파산으로 중소은행의 유동성과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대형은행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니콜라오스 파니거초글루 JP모건 애널리스트 등은 전날(22일) 보고서에서 SVB과 시그니처은행의 파산 등으로 금융 불안이 커지면서 이달 들어 은행 고객들이 ‘가장 취약한’ 은행들에서 5000억달러(약 646조원) 규모의 예금을 빼 대형 은행으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이는 또 다른 중소 은행의 파산과 금융권에 대한 신뢰 상실,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어 대형 은행 입장에서도 반길수 만은 없는 일이다. 이에 경쟁이 치열한 금융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대형사들이 직접 나서 직원들에게 과도한 영업활동을 하지 말라고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