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한국기업평가(한기평)가 올해 신용등급이 하락 우위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 기준 부정적 전망 부여 업체수가 긍정적 전망 부여 업체수를 크게 상회했기 때문이다.
24일 한기평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긍정적 전망 부여 업체수는 10개, 부정적 전망 부여 업체수는 25개사로 집계됐다. 부정적 전망 부여 업체가 긍정적 전망 부여 업체 수를 두 배 이상 상회한 것이다.
김동혁 평가기준실 전문위원은 “부정적 검토 등록 업체수와 부정적 등급전망 신규 부여업체수가 긍정적 검토 등록 업체수와 긍정적 전망 신규 부여업체수를 상회하고 있다”면서 “4~5월에는 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없고 하향 조정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1분기 한기평에서 신용등급이 변동된 업체는 총 세 개사로, 모두 등급이 올랐다.
OCI(010060)(A→A+),
기아(000270)(AA→AA+),
HD현대(267250)(A-→A) 등이다. 반면 등급 하락은 없었고 부도 역시 없었다. 등급 변동 업체수가 전년 동기 4개사 대비 감소하면서 등급변동률은 하락했고, 등급변동성향은 0.7%로 상승했다.
김 전문위원은 “신용등급은 코로나19 엔데믹과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맞물려 작년 상승 우위 기조로 전환됐으며 올 1분기에도 상승 우위 기조가 이어졌다”면서 “다만 올 1분기 ‘부정적’ 등급전망이 부여된 업체수가 ‘긍정적’ 등급전망이 부여된 업체수를 크게 상회하는 점을 고려할 때 상승 우위 기조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고물가에 따른 제반 비용 상승, 비우호적 조달여건 및 이자 비용 증가, 환율변동성 확대, 건설경기 침체 등을 고려할 때 산업 전반의 사업환경 전망이 비우호적인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금융부문은 조달여건 저하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 저하 우려가 있는 저축은행·증권·할부리스 업종의 등급하향 압력이 크다고 봤다. 일반 기업부문은 비우호적인 사업환경과 큰 폭의 실적 저하가 예상되는 건설·석유화학·의류 업종의 등급하향 압력이 높은 상황이다.
1분기 기준 투자등급 비중은 87.5%로 집계됐다. 전체 신용등급 내에서 A급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76.5%였다. A급 이상 비중은 과거 80%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지난 2020년 이후 정부 정책자금 지원 등으로 BBB급과 투기등급 업체가 신규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비중이 축소됐다. BBB급은 3월말 기준 11%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이번 분석은 1분기까지 한기평 신용등급(선순위 무보증사채 기준)이 부여된 437개사와 1분기 중 신규로 등급이 부여된 6개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