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도이체-코메르츠방크 합병 무산‥저금리에 노조반대 발목

지난 3월부터 합병 협상 추진지로 최종 중단 결정
저금리로 수익성 악화..노조 "일자리 잃을 것" 반대
  • 등록 2019-04-26 오전 11:34:26

    수정 2019-04-26 오전 11:34:26

△독일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의 본사 모습 [사진=AFP 제공]


[이데일리 김은비 인턴기자]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의 합병 협상이 한 달 만에 결렬됐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코메르츠방크와의 합병이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추가 비용을 고려하면 충분한 이득이 없다고 판단해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두 은행은 합병을 위한 공식 협상을 시작했다.

글로벌 저금리 환경이 계속되면서 은행 수익성이 악화된 게 배경으로 작용했다. 도이체방크는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한 탓에 실적 악화를 겪었다. 코메르츠방크는 2009년 잘못된 인수합병(M&A)으로 부실 자산을 다량 떠안으면서 경영이 나빠졌다.

애초 독일 정부는 외국 주요 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강력한 은행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합병을 지지해 왔다. 수출 주도형인 독일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강력한 자국 은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합병이 성사되면 유럽 최대 은행인 프랑스 BNP파리바 은행과 맞먹는 자산 규모 1조 8000억유로(약 2300조원), 직원은 14만명에 이르는 초대형 은행이 탄생하게 된다면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합병과정에서 통합 효과에 대한 은행 주주들의 의구심이 늘어난 데다, 노조도 강력히 반발하면서 결국 합병 시도는 무산됐다.

도이체방크 주주들은 합병이 완료되면 최대 100억 유로의 신규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는 전망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노조는 합병으로 약 3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 주장했다.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의 직원은 총 14만명 정도다. 독일 내 직원은 8만명 정도다.

합병 협상이 중단되면서 이들 은행은 독자적으로 살아남을 궁리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도이체방크는 자산운용 부문을 다른 은행과 통합하고 투자은행 부문도 추가 정리하는 등 경영 정상화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자산운영 부문 통합 상대로는 스위스 UBS가 유력하다.

코메르츠방크는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와 네덜란드 ING 그룹이 인수 의욕을 보이고 있어 경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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