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버핏, TSMC 대거 팔고 애플 더 담았다

작년 3분기 대규모 담았던 TSMC 주식 86% 매각
버핏 ‘톱픽’ 애플 주식 32억달러어치 추가 매수
  • 등록 2023-02-15 오후 3:43:49

    수정 2023-03-28 오후 3:01:55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지난해 3분기 대거 사들였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의 주식을 한분기 만에 대부분 팔아치웠다.

웨렌 버핏. (사진= AFP)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버핏이 이끄는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버크셔)는 이날 주식소유현황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TSMC 보유 지분의 86.2%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앞서 버크셔는 지난해 11월 주식보유현황보고서(13F 양식)를 통해 작년 3분기에 TSMC 주식을 41억달러(약 5조2600억원) 어치 매입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버크셔는 TSMC 주식예탁증권(ADS) 6010만 주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829만주로 급감했다.

작년 버크셔의 투자 사실이 알려진 이후 급등세를 보였던 TSMC의 주가는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약 5% 하락했다. TSMC는 지난달 반도체 수요 둔화로 올해 1분기 매출이 5%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TSMC의 주가는 올해 들어 32%가량 올랐다.

버핏은 TSMC 투자로 그리 큰 수익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캐시 시퍼트 CFRA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버크셔는 TSMC로 약간의 이익을 거뒀다”면서, TSMC 주식을 대략 68.5달러(약 8만 7885원)에 사서 74.5달러(약 9만 5583원)에 팔았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가치 투자의 대가로도 정평이 난 버핏이 대규모로 사들인 주식을 3개월 만에 판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토니 황 타이신증권 부사장은 “버크셔가 한 분기 만에 보유주식을 이렇게 많이 줄인 것은 놀랍다”며 “장기 투자를 하면서 꾸준히 보유 지분을 늘리던 기존 방식과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버크셔는 지난해 4분기에 TSMC 외에도 은행주인 US뱅코프와 B0NY멜론의 보유 지분을 각각 91.4%, 60% 매각했다. 버크셔는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 제프리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또 지난해 급등했던 미 석유기업 쉐브런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수를 추진 중인 게임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보유 지분도 일부 팔았다. 미국, 유럽연합(EU)에 이어 최근에는 영국 경쟁당국도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버핏의 ‘애플 사랑’은 여전했다. 버크셔는 작년 4분기 애플 주식 2080만주, 32억달러(약 4조1000억원)어치를 추가로 사들였다. 로이터는 “애플은 버크셔가 사들인 몇 안되는 종목 중 하나였다”며 “버핏은 애플의 소비재 회사로서의 성격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버핏은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투자에 신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기준 버크셔의 투자 포트폴리오 1위 종목으로 40%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 쉐브런, 코카콜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이 5위권에 들었다.

한편, 1억달러(약 1284억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는 모든 기관투자자는 매 분기 말로부터 45일 이내에 13F 양식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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