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잡아라"…전기차 충전사업 뛰어드는 대기업들

LG, 전기차 충전사업 조직 신설…스마트폰→전기차 충전기 제조공장 전환
GS·SK·한화·롯데, 인수합병 등 통해 전기차 충전사업 확장
현대차, 이피트 앞세워 전기차충전시장 공략…회원수 7만명 육박
  • 등록 2022-12-15 오후 4:03:59

    수정 2022-12-15 오후 7:53:20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대기업들이 앞다퉈 전기자동차 충전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열풍에 따라 전기차 충전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현대차의 전기차 충전 서비스 플랫폼 이피트(E-pit). (사진=현대차그룹)
인수합병 등 통해 전기차 충전사업 박차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LG전자(066570)는 최근 실시한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기업거래(B2B)를 담당하는 BS사업본부 산하에 전기차(EV) 충전사업담당 신설했다. BS본부는 지난달 말 공고를 통해 전기차 충전사업 연구개발(R&D) 경력직 인원을 충원하고 있다. 인력 충원 분야는 △전기차 충전기 전력 전자 개발 △전기차 충전기 회로 설계△전기차 충전기 기구개발 등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6월 GS에너지·GS네오텍과 함께 전기차충전 전문업체 애플망고를 인수했다. LG전자가 애플망고의 지분 60%를 보유하면서 애플망고는 LG전자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LG전자는 최근 애플망고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246억원을 출자했다.

LG전자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기차 충전 사업에 나설 방침이다. LG전자는 연내 경기도 평택시 LG디지털파크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가정, 쇼핑몰, 호텔, 공공기관 등으로 전기차 충전기를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옛 LG전자 모바일(MC)사업부가 사용하던 평택 LG디지털파크 내 스마트폰 제조공장을 전기차 충전기 제조공장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다른 대기업들도 전기차 충전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GS그룹의 에너지 계열사인 GS에너지는 지난해 7월 국내 2위 전기차 충전서비스업체인 지엔텔과 합작법인 지커넥트를 설립했다. GS에너지는 지난 7월 지커넥트의 사명을 GS커넥트로 변경하면서 전기차 충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그룹도 전기차 충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SK(034730)㈜는 전기차 급속 충전기 전문회사 시그넷EV를 지난해 인수해 올해 SK시그넷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SK시그넷은 미국 현지에 중전기 생산 기지를 구축하는 등 사업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SK네트웍스(001740)는 교통솔루션 전문기업인 에스트래픽의 전기차 충전사업부(에스에스차저)를 인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에스에스차저는 급속 충전서비스 부문에서 민간 점유율 1위 기업이다.

한화(000880)그룹도 한화솔루션이 올해 전기차 충전 브랜드 한화모티브를 출시하고 전기차 충전 사업에 나서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공에서부터 컨설팅, 투자, 운영, 유지보수에 이르는 종합솔루션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286940)의 자회사 중앙제어는 전기차 충전 운영 플랫폼 브랜드 이브이시스(EVSIS)를 지난 8월 런칭하고 전기차 충전·제조·공급·설치·유지보수 역량을 기반으로 도심 생활 속 접근이 용이한 충전소를 확산해 나가고 있다.

전 세계 전기차 충전시장 2030년 약 430조원 전망

국내 완성차업체 1위인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은 초고속충전 브랜드 이피트(E-pit)를 앞세워 전기차 충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4월 정식 런칭한 ‘이피트’의 회원 수는 7만명에 육박한다. 이피트는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 12개소와 도심지 9개소에 구축돼있다.

국내 전기차 보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3분기까지 등록된 전기차 수는 34만7000대로 전분기 대비 16%(4만8762대) 늘었다. 하지만 전기차 보급 물량에 비해 충전 인프라는 부족한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이 가팔라지면서 충전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도 전망된다. 독일 컨설팅사 롤랜드버거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충전시장 규모는 내년 550억달러(약 73조원), 오는 2030년 3250억달러(약 43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시장이 블루오션인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해 대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전기차 충전기가 전기차 누적 등록대수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다. 더 많은 전기차의 충전기가 설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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