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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은행 파산으로 급속한 긴축 정책이 금융부문 등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SVB의 파산은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파산한 워싱턴 뮤추얼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말 기준 SVB의 총자산은 2090억달러(약 272조3300억원)로 미 은행 중 16위다.
투자자문사 러셀을 운영하고 있는 프레드릭 러셀 최고경영자(CEO)는 “(SVB파산은) 지하실에서 발견된 첫 번째 바퀴벌레가 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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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리먼 브라더스 사태 때와는 많은 것이 다르다며 금융위기 재현 우려는 과도하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미국 은행들이 당국의 제재 하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체질을 개선했다는 점도 시스템 리스크 확산을 막을 것이란 진단이다. NYT는 “금융위기 이후 국내 최대 은행들에 대해 시행된 규제에는 엄격한 자본 요건이 포함돼 있다”며 “위기 순간에 대비한 일정 수준 이상의 적립금 보유와 함께 사업이 얼마나 다양화돼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도 있다”고 전했다.
미 정부도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신속하게 나섰다.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이날 비보호 예금을 포함한 SVB 고객 예금 전체를 보증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기관에는 자금을 대출하기로 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SVB의 붕괴가 시스템 전반의 문제로 이어질지를 논의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면서 “2008년에 비해 경제가 현저히 강한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SVB 파산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직 확실하게 알 수는 없다며, “불안한 순간이지만 정부가 (위기를) 관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