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투자 라운드를 준비하던 국내 A 스타트업의 한 대표가 벤처캐피털(VC)을 비롯한 투자사들로부터 들은 말이다.
프리시드와 시드 등 초기 투자에 나서는 스타트업들을 바라보는 투자 업계 눈높이가 한층 높아졌다. 지난해 유동성 파티를 벌인 VC들은 성장 가능성을 보고 스타트업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했지만, 대내외적 경기 상황이 급변하면서 투자 기조를 달리하는 모양새다. 특히 호황기에 투자받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 스타트업 일부가 수익성을 증명하지 못한 채 몸값만 높아지는 현상이 두드러지자 이러한 리스크를 솎아내자는 공감대도 형성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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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은 기본이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건전성, 흑자 전환 가능 모델 보유 여부 등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업계에서 마켓컬리와 직방, 당근마켓, 리멤버 등 급격한 외형 성장을 이룬 스타트업을 두고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하면 기업공개(IPO)시 시장 전망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돈다. 이들이 적자 구조를 개선하고자 자체 솔루션 사업을 추가로 영위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다.
이러한 분위기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스타트업 데이터 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 유치 규모는 전 분기 대비 23% 감소한 1085억달러(약 145조원)로 나타났다. 투자 건수도 1분기 대비 15% 감소한 7651건을 기록했다.
VC 업계 한 관계자는 “탄탄한 사업 계획서로 투자받던 과거와 달리 VC들은 이제 성장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는 뚜렷한 지표를 제시하라고 주문한다”며 “성장성 근거를 제시하라는 VC들의 기조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더 엄격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인 만큼, 이러한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