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민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사업형 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가 전략적 투자와 인수를 통해 하이테크(첨단기술) 기업으로 사업 체질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룹의 주력사업이자 뿌리라 할 수 있는 ‘타이업 제조업’을 넘어 자동차 열관리와 납축전지, 정보통신(IT) 플랫폼, 금형·제조 하드웨어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는 것이다.
| 한국앤컴퍼니 본사 테크노플렉스 외관.(사진=한국앤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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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업계에서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 5월 초 세계 2위 자동차용 열에너지 관리 솔루션 기업 한온시스템의 지분 인수를 결정하고 8주간에 걸쳐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매입은 한온시스템의 최대주주인 한앤코 오토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보통주식 2억6956만9000주 중 1억3345만주를 2대 주주인 한국타이어가 매입해 최대 주주자리에 오르게 되는 방식이다. 올 해 안으로 딜 클로징(거래종료)이 예정돼 있으며, 거래 종료시 한온시스템 지분 구조는 한국타이어가 50.53%로 최대주주로 바뀌고 한앤코는 22.73%로 2대 주주에 자리하게 된다.
한온시스템은 전기차 열 관리 시스템 전체 설계부터 부품 공급까지 아우르는 세계 2위 기업이다. 실내외 온도에 따라 주행 가능 거리에 큰 영향을 받는 전기차의 배터리 성능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주는 열 관리 시스템을 비롯한 전동 컴프레서, 냉매·냉각수 통합 모듈 등의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고도의 성장이 예견되는 전기차 열 관리 시스템 솔루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에게 이러한 한온시스템 인수는 의미가 남다르다. 단순 타이어 제조사를 넘어 테크놀로지(기술)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있어 전환점이 되기 때문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기존에 영위해오던 타이어와 자동차 납축전지를 넘어 전기차 관련 핵심 부품 사업군을 보유해 명실상부 하이테크놀로지 기업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특히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글로벌 자산총액은 약 26조원 규모로 성장해 국내 재계 30대 그룹에 진입하게 된다.
조현범 회장도 이번 인수에 대해 “한온시스템 경영권 확보 추진을 통해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전기차 시대의 핵심 부품인 타이어와 자동차용 열 관리 기술을 보유함으로써 전기차 시대의 하이테크놀로지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라며 “그룹 사이즈를 단숨에 확대하는 한편 자동차 산업을 넘어 차세대 기술 기반 추가 사업 확대로 2030년 매출 30조원 규모의 그룹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사진=한국앤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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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안팎에서도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의 결합으로 인해 적지 않은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수십 년간 신차용(OE·Original Equipment) 부품 비즈니스 분야에서 성장한 글로벌 기업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한국타이어가 공급하는 신차용(OE) 완성차 브랜드는 50여개 정도 된다”며 “이러한 영업망과 공급망을 공유해 양사 사업 시너지는 물론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바뀌는 산업 패러다임 속에서 연구개발(R&D) 혁신으로 시장 대응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타이어는 지난 2022년 세계 최초로 풀라인업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을 출시하고 글로벌 전기차 타이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한온시스템도 업계 최상위 전기차 열 관리 시스템 기술을 기반으로 유수 전기차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을 크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그룹의 성장을 견인해 온 타이어 부문에 열에너지 관리 시스템 솔루션 부문이 더해지며 사업 포트폴리오가 한층 탄탄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 인수 이외에도 하이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14일에는 화물 중고차 거래 플랫폼 ‘아이트럭(iTRUCK)’에 1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단행해 첫 지분 투자 이후 지금껏 총 20억원 투자를 진행했다. 아이트럭은 2020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국내 최초 화물 중고차 온라인 거래 플랫폼이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차량 정보 및 시세 확인, 차량 구매, 영업용 번호판 매매 및 임대, 내차 팔기 등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국내 스타트업 초기 투자 공모 사업 ‘2024 산업단지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수요기업으로 참여해 국내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 나섰다. 스타트업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를 비롯해 회사가 보유한 풍부한 비즈니스 노하우, 첨단 인프라, 인적 네트워크 등을 제공하는 엑셀러레이팅(Acceleration) 제공을 통해 밸류업 지원에도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향후 오픈이노베이션의 범위를 △미래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케어 △친환경·에너지 △로봇 △빅데이터·AI △스포츠테크 △프롭테크 등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당사는 타이어 제조업 이외에도 정보통신(IT) 서비스와 물류엔지니어링을 제공하는 ‘한국네트웍스’와 전자제품, 의료기기, 소비재, 로봇 등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금형·부품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델솔루션’, 자동차용 축전지에서 선박용, 산업용에 쓰이는 배터리 제조업까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 미래 신성장 동력을 추가로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