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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은비 인턴기자] 미국 상하원이 미국-멕시코간 국경에 있는 이민자 보호를 위한 예산에 합의했다. 미국으로 건너가려다 목숨을 잃은 이민자 아버지와 23개월 딸의 비극적 사진이 강력한 반 이민정책을 펼치던 미국 의회를 움직인 것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미국-멕시코간 국경에 있는 이민자 보호를 위해 46억 달러(5조3000억원)의 긴급 구호예산을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켰다. 찬성 305표, 반대 102표였다. 여당인 공화당이 표결을 주도했다.
법안은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구금된 이민자들의 열악한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에 인도된 이민자 아동을 돌보는 데 30억 달러가, 국경 순찰대에 붙잡힌 이민자의 임시 거주지와 식비에 10억 달러 이상이 각각 투입된다.
당초 낸시 팰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은 이 법안이 이민자 자녀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며 거부했다. 대신 이민자 아동의 시설 수용기간을 3개월 이내로 제한하고 이민세관단속국(ICE) 예산을 감축하는 내용을 담은 45억 달러 규모의 자체 이민자 지원 법안을 추진했다.
팰로시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이들이 먼저다”라며 “우리는 아이들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화당과)치킨게임을 시작할 수는 없다”며 “상원과 하원이 결론 없는 논쟁을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그녀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본회의 전 통화에서 구금시설에서 이민자 아동이 사망할 경우 24시간 이내에 의회에 통지하고, 이민자 아동의 시설 수용 기간을 90일 이내로 제한다는 약속들 받아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