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신임 사장에 이석희 前 SK하이닉스 대표…‘흑자 전환’ 과제

‘반도체 전문가’ 이석희 사장, 1년 9개월 만의 복귀
제조업 경험 풍부…배터리 생산성 향상 등 이끌 듯
‘출범 후 2년 연속 적자’ 끊어내야 하는 과제 떠안아
“SK온을 첨단기술 중심 선두 기업으로 키워낼 인물”
  • 등록 2023-12-07 오후 3:29:33

    수정 2023-12-07 오후 3:56:44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SK온이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며 출범 이후 첫 흑자 전환을 노린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7일 2024년 조직 개편·임원 인사를 시행, SK온 신임 사장으로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SK하이닉스 대표에서 물러난 지 1년 9개월 만의 복귀다. 그는 지난해 말까지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의 의장을 맡아 미국 내 경영 활동에 전념해왔다.

이석희 SK온 신임 사장 (사진=SK이노베이션)
이 신임 사장은 지난 1990년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에 입사했다. 이후 유학을 떠나 미국 스탠퍼드대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인텔에서 10여년간 근무하며 반도체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이 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로 자리를 옮긴 뒤 2013년 친정인 SK하이닉스로 돌아왔다.

이 사장은 SK하이닉스에서 미래기술연구원장, D램개발부문장을 거쳐 최고운영책임자(COO),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며 D램 미세공정 기술 발전과 수율 안정화를 이끄는 등 회사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사장은 인텔 재직 시절 ‘인텔 기술상’을 3차례 수상하는 등 풍부한 제조업 경험으로 SK온의 배터리 수율 최적화와 생산성 향상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이 사장은 이와 함께 ‘흑자 전환’이라는 SK온의 과제도 떠안았다. SK온은 2021년 SK이노베이션에서 분리된 이후 2021년 6880억원, 2022년 1조726억원 등 2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역시 4762억원의 영업 손실을 낸 데 이어 3분기에도 86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이 사장은 SK온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SK하이닉스 대표 시절에도 수익성을 중심으로 제품의 질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 또 SK온은 임원인사와 함께 제조·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확대에 중점을 두고 조직을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세가 짙어지는 등 내년도 경영 환경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 사장의 역할은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발(發) 금리 인상 기조와 경기 침체 여파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SK온으로서도 주요 투자계획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SK온 관계자는 “올해는 위기 대응에 초점을 두고 임원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했으며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파이낸셜 스토리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 사장은 글로벌 제조업 전문가로서 SK온을 첨단 기술 중심의 글로벌 톱티어(선두·Top Tier) 배터리 기업으로 진화시킬 최적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동섭 현 SK온 대표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회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는 2019년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를 맡은 뒤 SK온이 출범한 2021년 10월부터 초대 사장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다. 그는 완성차 기업과 총 290조원의 수주를 성사하는 동시에 배터리 사업 매출액을 3년 만에 11배 이상 끌어올린 공로로 지난달 은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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