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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투자가 회복세를 보이는 이유로는 ▲일부 해외 기술 기업들의 강세와 ▲인플레이션 완화 전망 ▲VC들의 넉넉한 드라이파우더(미소진자금) 등이 꼽힌다.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경제학자들의 인플레이션 완화 전망이다. JP모건 체이스는 올해 하반기 세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반기의 절반 수준(5.1%)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코로나19발 공급망 경색이 완화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꺾일 것으로 본 것이다. 다만 이러한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에도 물가 상승은 여전해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VC들의 넉넉한 드라이파우더도 한 몫 거든다. 드라이파우더란 VC가 끌어모은 자금 중 투자 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미소진 자금’을 뜻한다. 세계 경기 둔화로 투자를 자제하면서 VC들이 실질적으로 손에 쥐게 된 현금이 대폭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후기 단계 투자를 유치하는 스타트업들은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유동성이 메말라 버틸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간절한 한편 밸류에이션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에서 투자 라운드를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VC업계에서는 스타트업이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VC 한 심사역은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잘 키워놓은 회사의 가치를 깎아가며 투자를 유치하는 상황이기에 마음이 아플 수밖에 없다”며 “자금 조달 계획을 길게 보려는 스타트업이 많아진 이유”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스타트업들이 생각을 잘 해야하는 시기이기도 하다”며 “신규 경쟁사가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버틸 자금이 없다면 우선은 투자를 유치하고 미래를 도모하는 것이 현명한 방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