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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0분쯤 레바논 남부 주민들은 이같은 문자나 녹화된 음성이 나오는 전화를 받았다. 발신 번호는 레바논 번호였다. 자이드 마카리 레바논 정보부 장관도 이러한 전화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레바논 국영통신사는 경제부와 문화부 장관도 이런 메시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일부 레바논 라디오에서도 이 방송이 흘러나왔다고 보도했다. 몇 시간 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시작했고 492명 이상이 숨졌다.
NYT는 이스라엘 정보관 2명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통신 시스템을 해킹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보부대는 레바논 시스템에 침투해 특정 지역에 있는 휴대전화로 메시지나 전화를 걸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는 가자지구에서도 동일하게 사용돼 왔다. 이스라엘 정보관은 NYT에 이는 공습 지역에서 민간인을 대피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군이 자국의 통신망을 침투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조니 콤 레바논 통신부 장관은 “기만적인 전자 애플리케이션이 시스템 해킹에 사용됐으며 네트워크를 악용하는 데 고급기술은 필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레바논 정부는 이런 문제를 더욱 기초적인 통신시스템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대응하려고 하고 있다. 콤 장관은 “이는 침투 가능성을 낮추고 조작이 쉽게 한다”고 설명했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이 평소부터 레바논 주민들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동 전문 애널리스트 엘리자 마니에르는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서 자신이 원하는 누구에게든지 연락할 수 있을 정도로 유선전화, 자동차 번호판, 휴대폰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장비를 가지고 거리를 지나는 것만으로도 수천 개 IP를 수집할 수 있다. 특정 지역에서 평소보다 많은 휴대폰이 감지되면 헤즈볼라 회의와 같은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고 알아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NYT는 이스라엘의 통신망 역시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국가사이버국장은 지난주 이란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주민의 휴대폰으로 악의적 내용이 담긴 위협적 문자를 수백만 건 보냈다고 밝혔다. 어떤 문자는 “살고 싶으면 떠나라”라는 내용이 있었고, 어떤 문자는 “사랑하는 이들을 지옥에서 볼 것”이라고 적혀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