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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사업 뛰어든 폭스콘 닛산에 관심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폭스콘이 닛산 경영 참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올해 가을부터다. 폭스콘은 차기 성장 동력으로 전기차(EV)를 선언하고 지난 2023년 닛산 출신인 세키 쥰을 EV 사업을 이끄는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영입했다. 세계 EV 시장의 점유율 40%를 차지하겠다는 장기 목표를 부여받은 세키 CSO는 과거 몸담았던 닛산에 관심을 두었다고 한다.
닛산은 2010년 EV 리프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회사다. 닛케이는 “폭스콘은 닛산 투자를 통해 EV 제조 노하우와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를 확보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폭스콘은 닛산 경영에 참여하기 위해 프랑스 신탁은행이 보유한 닛산 주식을 주목했다. 르노는 1999년 경영난에 빠진 닛산의 지분 43%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가 됐다. 이후 르노는 2023년 23년만에 닛산 보유지분율을 43%에서 15%로 낮추면서 양사의 지배구조를 대응하게 만든다는 데 합의했다. 르노는 보유한 닛산 주식을 단계적으로 매각하기 위해 이를 일시적으로 프랑스 신탁은행에 맡겼는데 2023년 9월 기준 여전히 22.8%의 닛산 주식이 신탁은행에 남아 있었다. 폭스콘은 이 주식에 관심을 둔 것이다.
혼다는 폭스콘이 닛산을 상대로 적대적 공개매수(TOB)에 나설 경우, 닛산의 백기사로 나설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었다고 한다.
경영악화에 위기감 커진 닛산…인수리스크 해소에
12월 들어 폭스콘이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세키 CSO가 프랑스 파리에서 루카 데 메오 르노 최고경영자(CEO)와 회담을 잡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 가운데 닛산의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됐다. 주력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의 판매부진이 심각했으며 올해 4~9월기(2025회계연도 상반기) 연결 순이익은 192억엔으로 전년동기 대비 94% 급감했다. 이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인 에피시모 캐피탈 매니지먼트가 지난 11월 닛산 주식 2.5% 취득해 제 5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게다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으로 향후 미국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 상황, 이런 가운데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은 인수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혼다와의 합병 협의에 들어가는 길을 선택했다.
닛산이 주요 주주로 있는 미쓰비시 자동차도 장기적으로 합류하는 것을 염두에 두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배터리 등에 대한 투자 부담을 함께 부담하는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3사 통합이 실현된다면 현대·기아차를 제치고 연간 판매 대수가 800만대를 초과하는 세계 3위 자동차 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일본 정부도 양사의 합병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무토 요지 경제산업상은 이날 닛케이의 취재에 자동차 산업의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며 “좋은 움직임”이라고 밝혔다. 하야시 요시히로 관방장관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별 기업의 경영에 관한 사안으로 코멘트를 삼가한다”면서도 “일본기업이 변화에 대응해 국제 경쟁을 이기기 위한 노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