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연합보는 1일 소식통을 인용해 TSMC의 내년 자본지출(설비투자)이 320억~360억달러(약 44조 2240억~49조 75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올해 280억~320억달러(약 38조 6960억~44조 2240억원)보다 12.5~14.3% 증가한 것으로, 2022년(362억 9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2나노 등 첨단 공정과 관련한 연구개발(R&D) 비용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데다, 2나노 대한 후속 수요가 예상보다 강해 TSMC가 공정 업그레이드를 위한 생산설비 도입에 나선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AI 열풍도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또다른 소식통도 최근 AI 열풍으로 애플 외에도 다른 많은 고객사들이 TSMC의 2나노 제품을 채택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웨이저자 TSMC 회장도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AI가 TSMC에 밝은 미래를 선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TSMC는 내년 자본지출 급증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자본지출 및 2나노 공정 업그레이드 계획은 지난 4월 발표한 내용을 기반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당시 회사는 “향후 자본지출과 생산능력 (확대) 계획은 주로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수요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보는 “2나노 양산 곡선은 3나노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TSMC가 내년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ASML과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TSMC의 대규모 투자는 내년부터 파운드리 업계에서 2나노 양산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과 무관하지 않다. 2나노 부문에선 TSMC와 삼성전자가 업계를 주도하고 있으며, TSMC가 다소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2나노 양산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내년 모바일용부터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2월엔 일본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프리퍼드네트웍스(PFN)와 첫 2나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PFN이 2016년부터 TSMC의 고객사였던 만큼, 삼성전자엔 중요한 이정표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인텔과 일본 라피더스 등도 2나노 양산 고삐를 죄고 있다. 인텔은 2023년 말 TSMC와 삼성전자를 제치고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적인 차세대 장비를 가장 먼저 확보하고, 미국 애리조나주에 1.8나노급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말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