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고려대 연구진이 누르면 투명해지는 스마트 창문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 왼쪽부터 교신저자 전석우 교수, 공동 교신저자 홍정욱 교수, 제1 저자 Haomin Chen 박사(사진=고려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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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는 전석우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에서 이러한 성과를 얻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Nature Communications) 9월 14일자에 게재됐다.
통상 창문의 빛 투과율은 실내 온도에 영향을 미친다. 도시 에너지 소비의 40% 이상이 건물의 조명·온도에 사용되기에 스마트 창문 기술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근래 스마트 창문에 활용되는 광학 필름은 특정 방향으로 잡아당길 때의 구조 변화가 일어난다. 이 변화는 빛을 산란시켜 창문을 수초 내에 투명 상태에서 불투명 상태로 또는 반대로 전환할 수 있다.
다만 기존 재료는 광학 조절을 활성화하는 데 15% 이상의 높은 변형이 필요하다. 이는 미터 크기의 큰 창문에 사용할 때 재료가 15cm 이상 늘어나야 하는 걸 의미해 스마트 창문 제작의 걸림돌로 지목됐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를 때 광학 조절이 활성화되는 새로운 다공성 재료 구조를 설계했다. 오징어의 색소 조절 능력에서 영감을 얻은 결과다.
이번에 개발한 광학 필름은 머리카락 두께인 백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변형만으로 94%의 높은 투과율 변화를 달성했다. 또한 기존 광학 필름들과 달리 단순히 누르기만 하면 국소적 부분도 투명하게 조절할 수 있다.
전석우 교수는 “단일 공정만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투과 효율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며 “기존 기계변형 광학 필름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해 새로운 스마트 창문 시스템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