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중 갈등 속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중국 베이징에 있는 첨단기술 연구시설을 폐쇄할지를 고심하고 있다. 이미 정치적으로 민감한 연구는 중단한 상황에서 연구진 일부도 다른 곳으로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 지난해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를 접견하는 모습.(사진=중국중앙(CC)TV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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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전·현직 MS 직원들을 인용해 MS가 MS리서치아시아(MSRA) 존폐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98년 문을 연 MSRA는 미국 밖에 있는 MS의 연구·개발(R&D) 시설론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한때 300명 넘는 연구진이 근무하며 AI와 음성·이미지 인식 등 첨단기술을 연구했다.
MSRA를 두고 폐쇄 가능성이 거론되는 건 첨단기술을 두고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첨예해지고 있기 떄문이다. 소식통들은 MS가 특히 중국이 MSRA를 해킹하거나 MSRA 연구진이 중국 정부·기업으로 이탈하는 일을 우려하고 있다고 NYT에 말했다. 미국 정부 또한 지난해 미국 자본이 AI 등 첨단 기술 분야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걸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준비하면서 MS에 MSRA 관련 사항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MSRA 존폐 결정에 앞서 MS는 양자 컴퓨팅·안면 인식 등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기술을 MSRA에서 연구하는 것을 중단했다. 이와 함께 이곳에서 근무하던 연구진 일부를 캐나다 밴쿠버에 배치하며 인력 규모도 축소했다. 또한 중국군과 관련된 대학 출신은 MSRA 근무를 제한하고 있다.
다만 케빈 스콧 최고기술책임자(CTO)나 R&D 조직을 총괄하는 피터 리 박사 등 MS 수뇌부는 MSRA 폐쇄까지 단행하는 데는 아직 신중하다.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은 “안전장치와 통제도 중요하지만 교류 역시 필수적이다”고 밝혔다. MS는 빌 게이츠 창업자가 회사를 있을 때부터 중국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
‘칩워’(반도체 전쟁)의 저자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MS가 어려운 갈림길에 놓여 있다며 “정치 체제의 기대가 어느 쪽으로 가고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