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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가족 중 누가 아프냐”는 질문에 “와이프”라며 “머리도 다치고 크게 다쳤다”고 답했다.
또 상황요원이 “의식은 있어요?” “부르면 대답해요?”라며 질문을 이어가자 A씨는 “의식은 조금 있어요” “조금 반응은 하는데 크게 반응은 안 해요”라고 말했고 다시 상황요원이 “선생님, 차는 가고 있고 제가 중요해서 여쭤보는 겁니다”라며 “아내분 불러보세요. 입으로 말해요, 못해요?”라고 묻자 “말은 못 하는 것 같은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구체적인 답변이 나오지 않자 상황요원은 “옆에 다른 사람이 있으면 전화를 바꿔달라”고 요청했고, 당시 A씨의 전화를 넘겨받은 건 검사 출신 전직 다선 국회의원인 A씨의 부친이었다.
대신 전화를 넘겨받은 B씨는 차분하게 상황을 설명하며 “지금 응급처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사고가 나서 피를 많이 흘리고 있다. 우선 빨리 와달라”고 말했다.
구급대는 신고 6분 뒤인 오후 7시 55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구급활동 보고서에는 ‘접촉 당시 환자 무의식, 무호흡, 맥박 없다. 외상성 심정지 추정’이라고 적혀 있었으며 구급대는 오후 8시 22분 서울대병원으로 가 의료진에 환자를 인계, 오후 9시쯤 피해자는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흥분한 상태여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가운데 경찰은 지난 12일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A씨는 국내 한 대형 로펌 소속 미국 변호사로 일했으나 사건 직후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