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천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50분까지 점심시간 30여분을 제외한 3시간 20여분 간 회의를 진행한 끝에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 이와 같은 후보군을 최종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박 장관은 이중 1명을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하게 되며, 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차기 검찰총장을 임명하게 된다.
추천위는 “오늘 회의에서 추천위원들은 심사 대상자들의 능력과 인품, 도덕성, 청렴성, 민주적이고 수평적 리더십, 검찰 내·외부의 신망,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 등 검찰총장으로서의 적격성 여부에 대해 심사해 4명을 박 장관에게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장관은 향후 추천위 추천 내용을 존중해 이중 1명을 검찰총장 후보자를 임명 제청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이 지검장이 제외됨에 따라 다른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김오수 전 차관이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앞서 박 장관이 차기 검찰총장 인선 기준 관련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크다’는 발언에서 상관성에 이 지검장뿐 아니라 김 전 차관도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며 “이 지검장이 기소 가능성으로 여러 논란에 휩싸여 있는 만큼, 정치적 후폭풍을 고려해 김 전 차관은 충분히 대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남 영광 출신인 김 전 차관은 사법연수원 20기를 수료한 뒤 인천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법무부 차관을 지냈다. 공직을 떠난 이후 공정거래위원장, 금융감독원장, 감사원 감사위원 하마평에 단골로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현 정권으로부터 강한 신뢰를 받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실제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퇴임 직후 문 대통령은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이성윤 지검장과 함께 김 전 차관을 불러 면담을 진행했을 정도다.
함께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구본선 고검장 역시 ‘다크호스’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박 장관, 윤 전 총장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구 고검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불리며, 윤 전 총장 당시 대검 차장검사를 지낸 바 있다. 온화한 성격에 합리적 의사결정으로 안정적인 조직운영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현 정권과도 별다른 갈등을 빚은 바 없는 인물이다.
경남 창원 출신으로 구 고검장과 같이 사법연수원 23기인 배성범 원장은 마약·조직폭력 등 강력수사 경험이 많은 ‘강력통’이지만 특수·금융수사 경험도 갖춘 인물이다. 대검 강력부장과 창원·광주지검장, 그리고 서울중앙지검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강직한 성품에 업무처리가 치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이번 검찰총장 후보군에 오른 것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