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1~7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이차전지(배터리)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CATL 등 중국 업체들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며 우리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어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도 점유율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7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80개국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은 총 168.5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 대비 56.8% 증가했다. 전기차엔 순수전기차(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하이브리드차(HEV)가 포함된다.
| (표=SNE리서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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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3사는 모두 점유율 순위에서 5위 내에 자리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47.5GWh로 전년 동기보다 55% 증가하며, 이 기간 전기차용 배터리 업체 중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사용량 1위를 수성했다. 점유율은 28.2%로 지난해 1~7월보다 소폭 줄었다.
SK온은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9% 늘어난 18.9GWh로 점유율 11.2%를 기록하며 4위에 자리했다.
삼성SDI(006400)는 배터리 사용량이 14.9GWh로 같은 기간 32.6% 증가하면서 5위(점유율 8.8%)를 기록했다. 다만, SK온과 삼성SDI의 올해 1~7월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각각 4%포인트(p), 1.7%p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 3·Y와 포드 머스탱 마하-E 등의 판매 호조가 배터리 사용량 증가세를 뒷받침했다. SK온은 현대 아이오닉5·6와 기아 EV6의 뜨거운 글로벌 시장 인기에 따라, 삼성SDI는 리비안 픽업트럭 R1T, BMW i4·X, 피아트 500일렉트릭 등의 판매에 따라 성장세를 나타냈다.
다만, 이들 3사의 합계 점유율은 올해 1~7월 48.3%로 지난해 같은 기간 54.2%에 비해 5.9%p 축소됐다. 이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 외 시장에서도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면서 점유율을 점차 높여나간 영향이 컸다. 특히 CATL 등 일부 중국 업체들은 전년 동기 대비 100%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기도 했다.
CATL의 지난 1~7월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46.4GWh로 전년 동기 대비 109.3% 늘었다. 점유율도 2022년 20.6%에서 올해 27.6%로 늘면서 비(非)중국 시장에서도 2위 자리를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와는 0.6%p 차이였다. CATL 배터리는 테슬라 모델3(중국산 유럽·북미·아시아 수출 물량)과 기아 니로 BEV, 볼보 MG-4 등에 탑재됐다.
같은 기간 배터리 사용량 상위 10개 기업 중 가장 성장률이 높았던 기업도 중국 기업이었다. 중국 BYD는 1~7월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441.6% 늘어난 2.7GWh로, 6위(점유율 1.6%)에 올랐다. BYD는 배터리 자체 공급과 차량 제조 등 수직 통합적 SCM(공급망 관리) 구축을 통한 가격 경쟁력 우위로 중국 내수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 (표=SNE리서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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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E리서치 관계자는 “중국 CATL 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며 “최근 테슬라, 폭스바겐, 포드,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업체들이 더 많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판도가 기울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CATL이 최근 4C 급속충전 배터리를 발표하면서 성능 경쟁력도 높였다”며 “LFP 배터리 사용량이 적고 미국보다는 진입 장벽이 낮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과 LFP 배터리 사용량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